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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15 21:30 수정 : 2016.03.16 01:47

안철수와 ‘마지막 담판’ 설득 실패
김한길 “답답한 상황”…행보 고심

수도권 야권연대를 촉구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와 각을 세워온 천정배 공동대표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안 대표와 만나 마지막 담판을 벌였으나 설득에 실패하고, 당에 남아 대표로서의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

천 대표는 15일 저녁 발표문을 내어 대표직 사퇴도, 국민의당 탈당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고 ‘헬조선’의 고통에서 신음하는 국민들께 희망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수도권 등 비호남 지역에서 야권연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며 “그런데 현재의 여러 여건상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는 여의치 않고, 이 상태에서 더욱 열심히 당대표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압승을 저지하고 우리 당의 승리를 이룩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천 대표는 안 대표와 회동을 하고 마지막 의견 조율에 나섰으나 야권연대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 2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 뒤, 천 대표는 야권연대로 논의를 좁혀 안 대표를 설득해왔다. 천 대표는 수도권 등 비호남 지역에서 야당 후보들이 난립할 경우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역사의 죄인”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자신이 “법률가”로서 지난 1월 국민의당·국민회의 통합 합의문을 만들 때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의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양측을 통합하기로 합의”라고 명시했음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정치공학적 덧셈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반박해왔다.

천 대표가 이런 결심을 한 데는 안 대표의 강경한 반대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날 더민주가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서울 광진갑)과 김영환 의원(경기 안산상록을) 등의 지역구에 대한 공천을 확정지어 연대에 현실적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천 대표를 포함한 국민회의 인사들의 단체 탈당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당에 남아 야권연대 노력을 지속하면서 총선 이후를 보는 게 더 현명하다는 주변 인사들의 조언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탈당할 경우 안 대표와의 통합이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천 대표를 따라 합류한 국민회의 인사들의 선거에 큰 혼란이 야기되는 점도 배제하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선거대책위원장직에서 사퇴한 김한길 의원은 더욱 처지가 애매해졌다. 김 의원은 천 대표의 ‘잔류’ 발표 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는 눈뜬 사람 하나가 모든 진실을 말해준다는 말이 있다. 답답하다. 한달 뒤의 결과에 야권 지도자들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더민주 공천에서 배제된 정호준 의원은 이날 탈당했다. 정 의원이 합류할 경우 국민의당은 의석 20석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갖춘다. 하지만 국민의당 공천에서 배제된 임내현 의원이 오는 17일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한 석이 줄어드는 변수도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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