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마친 뒤 물을 마시고 있다. 이정아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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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공천 탈락에 “개인적 감정 없다”
안철수 관련 “정치 너무 쉽게 생각한듯”
박 대통령 점수 준다면? “매길 게 없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총선의 목표라고 제시한 107석을 얻지 못하면 “당을 떠나겠다”고 말했다. 107석은 더민주의 현재 의석 수다.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통합당이 4년 전 19대 총선에서 얻은 의석은 127석이었다.
김 대표는 16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현재 야권 분열 상황에 놓여 처음부터 쓸데없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얘기해선 안될 것 같고 현재 우리 가진 의석수만 가지면 선전이라고 판단한다”며 “(선거 결과에) 어떻게 책임지느냐는 선례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을 떠날 거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상황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으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107석이라는 목표가 너무 소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현재 상황을 유지할 수 있는 선을 갖고 그 이상 가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렇다. 107석이 쉽게 달성할 수 있기에 책임 회피하기 위한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덧붙였다.
‘비례대표로 출마하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대표는 “저는 어떤 목표를 갖고 온 사람이 아니다. 비례대표 4번 해봤다.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이해찬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한 세종 지역구에는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해찬 의원을 낙선하기 위해 공천하는 게 아니다. 공당으로서 공천하는 거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이해찬 의원을 굳이 쳐야할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게 아니다. 전반적으로 선거를 생각해 경쟁력 문제도 생각을 해야겠고 어느 한사람의 위치로 인한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생각해야겠고 그런 의미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청래 의원 공천 배제에 대해 “공천관리위원회에 개입하고 있지 않다. (정 의원은) 막말 파동으로 인해 윤리위에서 엄한 결정을 받았던 실례가 있다. 그걸 기준으로 공천관리위에서 판단한 거지 그 분에 대해 불이익이 작용했다고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와의 교감 속에 공천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처음에 영입 제안할 때) ‘나에게 모든 걸 위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했다. 제가 문 전 대표와 상의하거나 협의하거나 이런 건 두달 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유세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김 대표는 “광주·전남에선 문 전 대표에 대한 의심이 풀리지 않고 있다. 문 전 대표의 활동력이 높아지면 그쪽에선 반발하는 모습이 있을 수 있다. 본인이 가장 잘 알 거라고 생각하기에 (반응이 좋은) 그런 데 가서 찬조연설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를 평가해달라는 주문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대체로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사람이 굉장히 정직하고 절제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변화를 읽고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 준비하면 (대선)후보로 나서는 데 변함 없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도 “시민운동도 해왔고 세상 변하는 것에 대해 저와 같은 인식 갖고 있으리라 보고 시장을 두 번이나 하면서 행정도 숙달했다. 세계화 과정에서 옛날에 한국에만 국한했던 사고에서 벗어나 이런 점을 보완하면 적당한 후보가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느냐, 그런 느낌을 받는다. 정치적으로 성숙이 더 되면 대통령 후보가 돼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반기문 사무총장은 경력은 굉장히 화려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정당의 생리도 모른다. 대통령 한다는 건 무리이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서는 “대통령 되시려고 생각하는 분은 다들 자기들이 시대정신 잘 읽고 있다 생각하기에 별로 코멘트 할 게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점수는 “매길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대표는 “점수 매긴다는 건 어폐가 있는 거 같고 점수 매길 업적이 따로 없기 때문에 사양하겠다”며 “딱 집어 잘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잘못한 것은 대선 때 국민에게 약속한 거는 제대로 지켜야 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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