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17 19:27
수정 : 2016.03.17 22:22
공천 여부 명확히 안밝혀 뒷말 무성
새누리당이 “김무성 죽여버려” 막말 녹음 파문으로 4·13 총선 공천에서 배제한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인천 남을)에 대한 공천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뒷말이 무성하다. 새누리당 안에서는 친박근혜계 핵심인 윤 의원에게 ‘무소속 출마’를 통한 원내 재입성의 길을 터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17일 오후 기자들이 ‘윤상현 의원 지역구는 무공천이냐’고 묻자 “그런 이야기는 내가 해줄 게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비박근혜·친유승민계 현역 의원들을 대거 쳐내면서, 막말 파문 당사자인 윤 의원도 함께 공천에서 배제했다. 인천 남을 지역구는 애초 공천 신청자가 윤 의원 1명뿐이었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새 후보를 공천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틀이 지난 이날도 공관위는 윤 의원 지역구를 단수·우선추천 지역으로 할지, 새 희망자들을 찾아 경선에 부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다. 후보 재공모 공고도 내지 않았다.
친박계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이날 “비워놓고 갈 순 없으니 공모해야지”라면서도 “오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논의하지 않았다. 내일(18일) 재공모 절차를 밟을지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꼼수’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공관위가 아직까지도 윤 의원 지역구에 추가 공모를 하지 않는 것은 새누리당 후보를 내지 않고 윤 의원의 ‘무소속 생환’을 방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여론에 떠밀려 윤 의원을 컷오프하는 모양새만 취하고 실제로는 반성이나 사과의 의미는 전혀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히 선을 긋지 않는 것도 ‘무공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윤 의원의 한 측근은 “지역 여론이 ‘무소속 출마해야 한다’는 쪽과 ‘자중해야 한다’는 쪽으로 갈려 있다”며 “주말까지 여론수렴을 한 뒤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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