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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21 21:26 수정 : 2016.03.21 22:23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왼쪽 사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비례대표 순위 관련 중재안을 전달하고 설득에 나섰던 이종걸 원내대표가 21일 밤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로 열린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위한 중앙위원회 회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더민주 비례공천 논란

“2번이나 14번이나 다른게 뭐냐”
“중앙위가 알아서들 하라”

중앙위 두차례 연기뒤 열려
김종인·박경미·최운열·문미옥
김성수·이수혁·김숙희
7명 전략명부 후보자로

비례대표 선출 문제로 분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은 21일 하루 종일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오전에 기자들과 만나 “중앙위가 알아서들 하라”며 분노를 삭이지 않았고, 오후엔 다른 비대위원들이 낸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은 채 귀가해버렸다. 언론엔 ‘탈당’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 예정됐던 중앙위원회는 두 차례나 연기된 끝에 저녁 8시25분에야 회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날 아침 정장선 총선기획단장, 김성수 대변인과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김 대표는 오전 8시50분께 집을 나섰다. 캐주얼복 차림을 한 김 대표는 당 회의에 참석하느냐는 질문에 “내 복장 보면 모르냐”며 당무 거부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종로구 내수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을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그는 1988년 김대중 당시 평화민주당 총재가 비례대표 11번으로 등록했던 것까지 언급하며 “나는 그런 식으로 정치 안 한다”고 못박았다. 김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고 있던 시각, 국회에선 박영선·이용섭·우윤근·이종걸 등 비대위원들이 모여 수습책을 논의했다.

오후 2시15분, 당 지도부는 중앙위 회의시간을 5시로 늦췄다. 시간을 번 비대위원들은 수습 방안을 들고 시내 한 호텔에서 김종인 대표를 면담했다. 비대위원들이 제시한 절충안에는 전날 중앙위에 제출한 원안에 담겨 있던 A·B·C그룹의 구획을 없애는 대신 사실상 지도부 몫이었던 당선 가능권 10명(A그룹)의 추천권을 7명으로 줄이고, 순위투표 대상을 45명에서 35명으로 줄이는 방안과 함께 김종인 대표의 순번을 2번에서 14번으로 조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김종인 대표는 자신의 순번을 14번으로 조정하는 것에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고 일부 비대위원들이 전했다.

오후 3시45분 김성수 대변인이 당 대변인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부에 포함된 35명의 이름을 공개하려다 전화를 받고 급히 취소했다. 1시간 뒤 중앙위 개최 시각이 저녁 8시로 다시 변경됐다. 같은 시각 의원회관 회의실 등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중앙위원들 사이에선 ‘차라리 이참에 (김 대표와) 갈라서자’는 의견과 ‘선거 망치지 않으려면 김 대표를 붙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저녁 8시25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위원회가 개회됐다. A·B·C 구획을 없앤 28명의 일반명부 후보자와 7명의 전략명부 후보자 명단이 중앙위원들에게 공개됐다. 전략명부에는 전날 1번을 배정받았던 박경미 후보를 포함해, 최운열·문미옥·김성수·이수혁·김숙희 후보, 그리고 김종인 대표의 이름이 포함됐다. 하지만 일부 중앙위원들이 전략명부에 7명이 들어간 것은 당선 가능 순번의 20% 이내에서 전략공천을 할 수 있게 한 당헌 규정에 위배된다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진통이 이어졌다.

이유주현 이세영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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