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22 02:10
수정 : 2016.03.22 16:52
더민주 중앙위 심야회의
그룹별 칸막이 없이 순번 투표
취약지 심기준·당직자 송옥주
청년·노동 몫도 전진배치
김 대표 수용 여부가 관건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을 둘러싼 갈등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21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몫으로 김 대표 본인을 비롯해 박경미(홍익대 교수), 최운열(서강대 교수), 김성수(대변인) 4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또 당헌에 따라 청년·노동·취약지역·당직 분야에 후보를 배정하고 다른 분야 후보들을 상대로 순위투표에 들어갔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날 당무를 거부하고 중앙위에 불참해 ‘공천 파동’이 김 대표의 거취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대위는 중앙위에 앞서 김 대표의 순번을 후순위로 배정하고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박경미 교수는 비례 후보를 유지하도록 하는 절충안을 마련해 35명의 비례대표 명부를 작성했다. 비대위는 ‘아들 방산업체 취업’ 논란이 제기되고 문재인 전 대표를 ‘종북’으로 매도한 성명에 서명한 사실이 드러난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을 비례대표 후보에서 제외했다. 비대위의 안은 박 교수 등 비대위가 정한 7명을 당선 안정권(14~15위) 이내에 놓고 나머지 28명은 별도로 중앙위 순위투표를 거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는 곧 이날 저녁 열린 중앙위에서 반대에 부닥쳤다. 당헌에서 정한 대로 대표 몫으로는 당선 안정권의 20%만 인정하고 노동·청년·취약지역 등을 우선 고려하자는 의견이었다. 격론이 오간 끝에 중앙위는 박영선 비대위원과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다시 꾸려 각 분야의 후보 수를 논의한 결과, 대표 몫으로는 4명, 청년·노동·취약지역·당직자 4개 분야에 후보 8명을 배정했다. 청년엔 장경태·정은혜, 노동엔 이수진·이용득, 취약지역엔 심기준, 당직자 몫은 송옥주 후보 등이 이름을 올렸다. 중앙위는 이에 들지 않은 나머지 일반명부 후보자 25명을 상대로 순위투표에 돌입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이종걸 원내대표 등으로부터 비대위의 조정안을 전달받았으나 분명한 거부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중앙위원들이 비례대표 선출 권한이 있다면 선거에 대한 책임도 지면 된다”며 자신의 순번 조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대변인은 “김 대표에게 중앙위 논의 상황에 대해 전화 보고를 드렸더니 ‘알았다’고 답했으나 그게 수긍의 의미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승준 엄지원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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