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23 00:27
수정 : 2016.03.23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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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밤 서울 종로구 구기동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자택을 방문했던 박영선, 우윤근 비대위원 등이 면담을 마친 뒤 김 대표의 자택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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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우윤근 등 구기동 방문
“잘 못모셔 죄송…당 이끌어달라”
김대표 “당신들이 왜 사의를…”
사퇴 여부 침묵속 ‘비례2번 빼달라’
22일 밤 박영선·우윤근·표창원·김병관 등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들이 비례대표 2번에 김종인 대표 이름을 넣은 명단을 작성해 김 대표의 서울 구기동 자택을 ‘사죄방문’했다. 이들은 김 대표를 제외한 다른 모든 비대위원들이 이번 ‘공천파동’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명하느냐”고 말했을 뿐 이에 대한 특별한 대답은 없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는 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해서도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23일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한 당무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비대위원들이 강한 유감의 표시로 비대위 사퇴 의사를 밝히고 김 대표는 이를 거둬들이는 형식으로 당무에 복귀하는 모양새를 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날 오후 당무 불참 하루 만에 비대위 회의에 참석한 김종인 대표에게 비대위원들은 “계속 당을 이끌어 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고민할 시간을 달라”며 자신의 거취에 대한 여지를 남긴 채 국회를 나섰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셀프공천’ 논란과 당내 반발에 대해 7명의 비대위원들에게 자존심이 상했고 모욕감을 느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그는 비대위원들에게 “일반 당원들과 달리 판단해줬으면 좋겠다”고 사실상 질책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에 비대위원들은 “앞으로 총선 승리를 위해 계속 당을 이끌어달라”며 대표직 수행을 간곡히 요청했다고 한다. 비대위원 전원이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의 뜻을 보였다. 비대위원들은 “중앙위 준비에 소홀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비대위원으로서 책임을 느낀다”고 하는 등 사과의 뜻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당 대변인은 “비대위원들이 대표를 잘 모시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말들이 있었다. 비대위원 전원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일단 김 대표는 대표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했다. 아직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8곳의 총선 후보자를 결정하고, 자신과 자신의 몫으로 할당된 비례대표 후보 등 4명에 대한 순번 결정은 비대위원들에게 일임했다.
하지만 그는 비대위원들에게 “비례 2번에서 내 이름을 빼라”고 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선 ‘고민할 시간’을 언급했지만 사퇴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비대위원들은 2번에 김종인 대표를 배치하고, 나머지 비례대표 순번 작업을 완료했다. 비대위원은 “진짜 2번을 비워두면 (김 대표가) 나가라는 소리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승준 권오성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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