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29 20:03
수정 : 2016.03.2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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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맨 왼쪽)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원유철 공동선대위원장(가운데)이 참석자들과 인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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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14 I 대구·경북 표심
친박 지원 유세 잰걸음
“무소속 찍으면 야당 찍는 것”
조원진은 유승민을 북한에 비유
유, 31일 권은희·류성걸 ‘합동출정식’
본격 공동유세 나서기로
4·13 총선을 보름 앞두고 새누리당 안방인 대구가 이례적으로 총선 ‘격전지’로 떠올랐다. 2012년 총선에선 대구의 12개 지역구 모두가 새누리당 차지가 됐지만 이번에는 ‘비박 공천 학살’ 역풍으로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을 비롯한 무소속 후보들이 우수수 생겨났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수성갑)도 선전하면서 새누리당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텃밭 수성 작전을 진두지휘할 친박계 실세 최경환 의원과 무소속 바람을 일으키려는 유승민 의원이 대구에서 ‘유세지원 정치’로 맞붙게 됐다.
새누리당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을 맡은 최경환 의원은 29일 경북도당·대구시당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과 조원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대구 달서병)에 잇달아 참석해 ‘무소속 후보 때리기’에 집중했다. 최 의원은 친유승민계 의원들을 겨냥해 “대구·경북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람이 있는데 대구·경북 24명 후보를 전원 당선시켜줘야 박근혜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며 “무소속을 찍는 것은 야당 후보를 찍는 것과 똑같다”고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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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경남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이 29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경남도 당사에서 열린 ‘도당선대위출범식’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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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과정에서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조원진 의원도 “사심 없는 대통령의 개혁에 딴지를 거는 세력들이 나는 북한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우리 당 출신 의원 중에서도 박근혜 개혁에 딴지를 거는 사람들이 있더라”라며 “박근혜 정부에서 원내대표 했던 분이 모든 일마다 (정부에) 안다리를 걸었다”고 유 의원을 맹비난했다.
친박계의 유승민 공격은 대구발 무소속 바람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심상찮은 판도 변화가 감지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안에서도 ‘3석+알파(α)’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박계의 ‘대구 완승’ 목표는 새누리당 후보를 공천하지 못해 ‘무혈 국회 입성’이 유력한 유승민 의원에 의해 이미 허물어졌다. 탈당한 무소속 주호영 의원도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에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친유승민계 무소속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의원과 비박계 무소속 구성재(달성) 후보의 선전에 따라 무소속 의석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수성갑)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새누리당)를 누르고 대구에서 야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깃발을 꽂을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 “이번 선거에서 유승민·주호영·김부겸 후보 등 3명만 당선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과 최 의원에게는 타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70%에 육박하는 대구에서 결국 득표가 ‘기호 1번’으로 결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역 여론조사 전문업체 관계자는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가 아주 모양 사납게 마무리돼 적어도 달성(추경호-구성재)과 동갑(정종섭-류성걸)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선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공천이 끝나고 나니 정당투표 경향이 빠르게 나타난다”며 “현재로서는 유 의원을 제외하곤 무소속·야당 후보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지역이 없다”고 했다.
친박계가 총력전에 나선 이날 유승민 의원은 지역에서 나홀로 유세에 집중했다. 그러나 30일에는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의 진산식에 권은희·류성걸 의원과 함께 참석하며 공동 행동을 본격화한다. 31일에는 세 의원의 합동출정식도 예정돼 있다. 유 의원은 “무소속 연대는 없지만 다른 후보들을 최대한 돕겠다”며 하얀 점퍼를 맞춰 입고 무소속 후보 지원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서보미 기자, 대구/김일우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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