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3.29 20:19
수정 : 2016.03.29 21:59
기지개 켜는 ‘청년 투표독려 캠페인’
20대 대상 총선투표율 올리기 활발
‘크라우드 펀딩’ 투표 모자 만들고
‘투표 인증샷’ 손님 413명 무료커피
고려대 총학은 주소이전 장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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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 피플’(Vote People)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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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이 대부분 머무는 곳이 대학가이니, 이곳 정치인들이 청년·대학교 정책에 힘을 쓰도록 만들어야죠.”
고려대 총학생회의 김연유 사회연대국장은 이달 초부터 학생들을 상대로 고려대가 있는 서울 성북구로 주소를 옮겨 4·13 총선 투표권을 행사하도록 하는 ‘투표 장려 운동’에 나서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가 이끄는 ‘도토리프로젝트X주소이전운동’에 대해 김 국장은 “학생들이 투표권을 얻으면, 학교 기숙사 신축부지 개발 등 성북구 정책에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고 정치에 대한 관심도 북돋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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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있는 카페 ‘여행자’에서는 투표 인증사진이나 투표 확인증을 들고 방문하면 모두 413명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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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청년정책이 부재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자”는 취지의 다양한 ‘투표 장려 캠페인’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패션과 투표 인증샷을 결합한 ‘보트 피플’(Vote People) 프로젝트도 새로운 투표 장려 캠페인 가운데 하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으로 투표 도장 문양을 넣은 ‘스냅백’(앞챙이 짧고 납작한 모자)을 만든 뒤, 이 모자를 받아든 시민들이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에 투표 인증·독려 사진을 공유하는 것이다. 장승범(창업준비)·임원(디자이너)·김응석(광고홍보대행사 직원)씨 등 청년 5명이 “청년들의 선거 참여를 북돋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2월부터 기획한 프로젝트로, 청년층에 익숙한 패션 아이템인 스냅백을 선택했다. 29일 기준 130여명이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해 기준 목표금액의 91%(270여만원)를 모은 상태다. 장씨는 “투표를 통해 청년들이 길 잃은 보트피플(Boat People)이 아닌 진정한 보트 피플(Vote People)이 되길 바라는 취지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있는 카페 ‘여행자’에서는 투표 인증사진이나 투표 확인증을 들고 방문하면 모두 413명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4월13일 총선날 이전인 4월8~9일 사전투표부터 이벤트를 연다. 카페 직원 김지운(34)씨는 “대학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다 보니, 청년실업 등의 사회문제를 놓고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게 됐다.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선 투표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율을 보면, 20대 초반의 투표율은 45.4%이고, 20대 후반은 37.9%까지 내려간다. 전 연령대 평균(54.2%)에 못 미치는 수치다. 투표 장려 캠페인에 대해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 투표율이 다른 연령대에 견줘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고, 다른 세대보다 대학가 등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지점이 많기 때문에 투표 장려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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