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가 제작한 투표독려 영상 화면 갈무리
|
선관위 관계자 “<오 마이 귀신님> 패러디한 것…보는 시각의 차이”
4·13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유권자의 관심 제고와 투표 독려를 위해 제작한 영상이 투표 참여를 끌어내기보다는 선정성을 앞세워 부적절한 내용을 담았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자 선관위는 뒤늦게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다음은 선관위가 제작해 누리집과 유튜브 등에 올린 영상 중 남성과 여성이 마주 앉은 소개팅 자리에서 이뤄진 대화 내용이다. 소개팅 여: 오빠, 혹시 그거 해봤어요?소개팅 남: 네?
소개팅 여: 오빠가 지금 생각하는 그거요.
소개팅 남: 초면에 벌써부터 진도를…. 이런 대화를 이어가던 남성은 여성과 뽀뽀하는 상상에 빠진다. 여성은 “오빠랑 하고 싶기는 한데 아직 그날이 아니라서…”라고 말한 뒤, 남성의 손등을 더듬는다. 영상은 투표장 화면으로 전환되면서 “4월 13일 그들의 희망이 이뤄진다”라는 자막이 흐른다. 2분35초 분량의 이 영상은 지난 21일 ‘알아들으면 최소 음란마귀’라는 제목으로 선관위 공식 유튜브에 공개됐다. 4·13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가 유권자들의 관심 제고와 투표 독려를 위해 제작해 배포했다고 한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 성관계를 연상하게 하거나 선정적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논란이 계속되자 선관위는 30일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미디어과 관계자는 3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판도라 티이브 플랫폼에서 젊은 층들에게 홍보하기 위해 선관위와 판도라 티브이가 공동 제작한 영상”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어 삭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영상은 배우 박보영씨가 출연한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중에 한 장면을 패러디한 것”이라며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제작한 실험적인 영상”이라고 했다. 선정성이 짙어 ‘투표 독려’라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관공서에서 제작해서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는 것 같고, 보는 사람들마다 다양한 시각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선관위는 이번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홍보대사로 인기 걸그룹 에이오에이(AOA) 멤버인 설현(본명 김설현)씨를 등장시킨 선거 홍보 광고를 만들어 내보냈다가, “여성 유권자에 대해 ‘개념 없고, 시민의식 없는 시민’처럼 묘사하는 등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여성단체의 지적을 받았다. ( ▶ ‘설현의 아름다운 고백’은 “성차별” 논란 ) ▶선관위 투표독려 영상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선관위가 제작한 ‘알아들으면 최소 음란마귀’ 영상 화면 갈무리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