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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01 19:36 수정 : 2016.04.01 21:23

4·13 총선 야권연대 주말 분수령

서울 강서병 후보 단일화 논의 일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 ‘수도권 첫 단일화’가 예상됐던 서울 강서병에서 하루 만에 후보 간 합의가 번복되는 등 단일화 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4일부터 4·13 총선 투표용지가 인쇄될 예정이라 이번 주말이 단일화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일 한정애 더민주 후보와 김성호 국민의당 후보 쪽의 말을 종합하면 두 후보는 전날 밤에 만나 여론조사 50%와 배심원제 50%를 혼합한 경선을 치르기로 하고 ‘후보 단일화 합의문’에 서명했다. 두 후보가 시민사회 원로들 모임인 ‘다시민주주의포럼’의 중재로 단일화 논의를 시작한 지 14일 만이었다. 여론조사 문항도 “새누리당 후보에 맞설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경쟁력 있다고 보나”로 정하고, 선택지에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후보’,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로 정당명을 명시하기로 했다. 이에 두 후보는 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기로 했고, 한정애 후보는 ‘수도권 첫 야권 단일화 합의’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두 후보가 중앙당에 각각 단일화 합의 내용을 보고한 뒤 기류가 바뀌었다. 국민의당에서 인물 경쟁력을 알아보기 위해선 정당 이름을 빼고 여론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 경쟁력을 알아보는 적합도 조사가 합리적이고 공정하다’고 김성호 후보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50여분 뒤 김 후보는 “중앙당의 최종 추인 결과를 보고 발표하기로 했는데, 한 후보가 일방적으로 합의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며 사실상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후보가 “서로 서명한 합의문대로 이행해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열며 논의는 잠정 중단됐다.

서울 강서병 한정애-김성호
합의문 서명했으나
중앙당 보고뒤 기류 바뀌어
“여론조사 문항에 정당이름 빼야”

중재했던 다시민주주의포럼
“중앙당 간섭…규탄”

4·13 총선 여론조사
정치권에서는 야권 단일화 움직임이 수도권으로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국민의당이 강서병의 단일화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안철수 공동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출근길 인사 중 기자들과 만나 추가 단일화 성사 가능성에 대해 “있더라도 소수”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비쳤다. 이날 김철근 후보(서울 구로갑), 정환석 후보(경기 성남중원) 등 국민의당 후보들은 더민주 후보들의 단일화 제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속속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시민주주의포럼은 기자회견을 열어 “합의가 어그러진 과정에는 국민의당 중앙당의 간섭과 압박이 있었음에 대하여 우리는 분노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성호 후보는 “50%는 정당명을 빼고 50%는 정당명을 넣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하면 된다. 8일 사전투표 전까지 얼마든지 협상 가능하다”고 여지를 열었다. 하지만 한 후보 쪽에서 “합의 파기”라며 부정적이라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인천지법 민사21부는 이날 인천 남구을 안귀옥 국민의당 후보가 김성진 정의당 후보를 상대로 낸 ‘인쇄물 철거 및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결정했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을 포함해 단일화가 이뤄져야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는 취지로, 이는 “(더민주와 정의당) 두 개 야당의 연대 합의가 있었다면 ‘야권 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과 상반된 판단이다. 중앙선관위는 “가처분신청 결정문을 확인해 빠른 시일 내에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승준 송경화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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