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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04 21:49 수정 : 2016.04.04 21:49

4·13 총선 영남

부산
조경태 당 옮기고 문재인 불출마
새누리 이번엔 18곳 싹쓸이 노려

울산
무소속 북구 윤종오·동구 김종훈
진보 단일후보 효과 날까

경남
김경수·노회찬·조해진 등 지역구
새누리 후보들과 접전 양상

대구·경북
김부겸이 김문수에 앞서는 등
16년 만에 선거 분위기 ‘탈박’으로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가 4일 부산 사상구 괘정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20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에서 야당이 20년 이상 굳어진 지역구도를 얼마나 허물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영남의 지역구 65곳 가운데 친박근혜계와 비박근혜계의 갈등으로 공천을 하지 않은 대구 동구을을 뺀 64곳에 후보를 내고 사실상 영남권의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 야당은 새누리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며 한 석이라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4일 여러 언론사들의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후보에 맞서 비새누리당 후보가 앞서거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구는 19곳으로 영남권 전체 지역구 65곳의 29.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19곳 가운데 7곳은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살아서 돌아가겠다’며 새누리당 복당을 공개적으로 선언했거나 새누리당 복당이 유력하다. 새누리당 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 7명한테 지더라도 새누리당은 적어도 영남권 지역구의 81.5%(53곳)를 쓸어담게 되는 것이다.

■ 부산 4년 전 선거에선 지역구 18곳 가운데 새누리당이 16곳에서 이겼고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2곳에서 당선돼 지역구도가 어느 정도 허물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엔 새누리당이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4년 전 영남의 야당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3선에 성공한 조경태 의원(사하구을)이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겼고 문재인 의원(사상구)은 불출마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3분의 1인 6석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싹쓸이 여부는 낙동강과 이웃한 선거구인 이른바 낙동강 벨트 3곳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이들 3곳은 4년 전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을 벌였거나 이겼고, 이번 선거에서도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사상구는 드물게 2여1야 구도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장제원 무소속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키즈’로 불리는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격차를 좁혀가는 추세다. 여야 대결 구도 분위기가 굳어지면 세 후보 간 예측 불허의 접전을 예상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배재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일 부산 사상구에서 유권자에게 손가락으로 2번을 펼쳐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사하구갑은 세번째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회의원에 처음 도전하는 김척수 새누리당 후보의 대결로 좁혀지고 있다. 최 후보는 4년 전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한테 3.53%포인트 뒤져 낙선했고 부산시의원을 지낸 김 후보는 허남식 전 부산시장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인물 경쟁력과 인지도가 앞선 최 후보가 조직력 열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북구강서구갑은 3선에 도전하는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두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처음 맞붙었는데 박 후보가 18.77%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19대 총선에선 두 후보의 표차가 4.79%포인트로 좁혀졌다. 두 후보의 인지도가 비슷한 조건에서 적극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얼마나 가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 울산 노동계 지지를 기반으로 진보진영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과도 후보 단일화를 이룬 북구와 동구의 옛 통합진보당 소속 구청장 출신 무소속 후보 2명이 새누리당 텃세를 뚫고 국회 입성에 성공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위기의식을 느낀 새누리당 쪽은 이들 무소속 후보를 겨냥해 ‘애국가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거부한 세력’ 등의 색깔론으로 이념공세를 퍼붓고,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재건을 노리는 이들 세력의 숙주 노릇’ 등으로 공격하고 있다.

북구에선 윤두환 새누리당 후보와 윤종오 무소속 후보가 일대일로 맞붙어 접전을 벌이고, 동구에선 안효대 새누리당, 이연희 국민의당, 유성용 민주당, 김종훈 무소속 후보 등의 4파전 속에 안 후보와 김 후보의 접전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부산 사상구의 장제원 무소속 후보가 지난 3일 삼락강변공원에서 유권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장제원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북구와 동구의 두 무소속 후보는 모두 옛 통합진보당 소속 구청장 출신인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 등 노동계 지지를 기반으로 각각 정의당과 노동당 예비후보와 경선을 통해 진보(민중) 단일후보로 선출된 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자진사퇴로 더불어민주당과도 야권연대를 이뤘다. 두 후보는 새누리당의 색깔공세에 맞서 “새누리당은 해묵고 치졸한 선거전략에 앞서 경제를 망치고 노동자를 벼랑 끝에 몰아넣은 책임을 지고 사과부터 해야 한다”며 “정책과 실력으로 총선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새누리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울주군의 강길부 3선 의원이 국회에 재입성하게 될는지도 중요 관심거리다. 울주군에선 김두겸 새누리당, 정찬모 더불어민주당, 권중건 국민의당, 강길부·전상환 무소속 후보 등 5명이 경합 중이다.

■ 경남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김해시 갑·을, 양산시 갑·을, 거제시, 창원시 성산구,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등 7개 선거구에서 과열·접전이 우려된다며 이들 선거구를 오는 13일 국회의원 선거일까지 특별관리하겠다고 밝혔다.

4일 현재 각 정당이 자체 분석한 판세를 보면, 경남 16개 선거구 모두에 후보를 낸 새누리당은 통영시·고성군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을 확정지었고, 나머지 선거구를 우세 8곳, 경합우세 4곳, 경합 2곳, 경합열세 1곳으로 분석했다. 새누리당이 판단하는 경합열세 지역은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맞붙은 김해시을 선거구다. 경합 2곳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출마한 창원시 성산구와 더불어민주당의 경남 유일한 현역 의원인 민홍철 의원 지역구인 김해시갑 선거구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거제시, 양산시을,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등 4곳은 경합우세로 분류했다.

13곳에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은 김해시갑, 김해시을 등 2곳을 우세, 거제시와 양산시갑 등 2곳을 경합열세, 나머지 지역을 열세인 것으로 분류했다. 정의당은 노회찬 후보를 내세워 더불어민주당과 후보 단일화에 성공한 창원시 성산구를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애초 7곳에 후보를 냈으나, 양산시을 출마자가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현재 6명의 후보가 뛰고 있는데, 모두 열세인 상황이다.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은 선거구 구역 변경에 따라 이번 총선에 새로 생긴 선거구다. 새누리당 현역 의원이지만 이른바 ‘유승민계’로 분류되면서 공천에서 탈락한 조해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면서 새누리당, 국민의당, 무소속 3명 등 5명이 경쟁하는 접전 선거구가 됐다.

■ 대구·경북 대구는 ‘인물론’이 선거판을 뒤흔들며 16년 만에 선거 분위기가 ‘탈박’으로 흘러가고 있다. 대구에서는 2000년 제16대 총선 때부터 지금까지 16년 동안 ‘친박’의 싹쓸이 선거가 이어져왔다.

대구 수성구갑에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고 있다. 지역경제 침체와 공천 파동 등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 정서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미 대구에서 두 차례나 낙선한 김 후보에 대한 동정 여론도 새누리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대구 북구을에선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양명모 후보를 앞서고 있다. ‘친박’ 현역인 서상기 의원이 양 후보를 밀면서 ‘반서상기표’가 홍 후보에게 흘러들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양 후보는 원래 북구갑에 공천 신청을 했다가 출마 지역을 뒤늦게 옮겨 인지도가 낮지만 20년 동안 단단하게 굳어버린 대구의 정치 지형을 고려하면 5%포인트 안팎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대구 동구을은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지 않으면서 ‘비박’ 유승민 후보의 4선이 거의 확실한 상태다. 유 후보의 유일한 상대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승천 후보가 출마했지만 3선 현역인 유 의원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을에선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한 ‘비박’ 주호영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이인선 후보를 앞서고 있다. 주 후보도 3선 현역이라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도를 갖고 있다. 이 후보는 대구 중남구에 출마했다가 뒤늦게 출마 지역을 옮겨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지만 고전하고 있다.

경북에선 포항시 북구와 구미시을 등 2곳에서 새누리당 후보와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한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포항시 북구에선 김정재 새누리당 후보와 박승호 무소속 후보의 경합이 펼쳐지고 있다. 구미시을에선 두 차례 포항시장을 지낸 장석춘 새누리당 후보와 3선 의원인 김태환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김광수 신동명 최상원 김일우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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