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06 19:51
수정 : 2016.04.06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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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6일 오후 청와대가 뒤편으로 보이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전투표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8일부터 9일까지 전국 사전투표소에서 사전신고 없이 할 수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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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우세속 반전 시도인 듯
107석 미달땐 비례직도 내놓기로
총선과 거취 연계 ‘정치적 배수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최근 국민의당과의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는 광주에 삼성의 미래차 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혀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김종인 대표는 6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 미래차 산업 광주 유치’를 중앙당 차원의 공약으로 승격하고 총력지원하겠다”며 “삼성 전장(전자장비)산업 핵심사업부를 광주에 유치하면 5년간 2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견에는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 광주 서을 후보가 함께했다. 김 대표는 “광주 경제가 어려울 때 정치는 광주 시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이런 발표는, 최근 광주 8개 선거구 가운데 광산을을 제외한 7개 선거구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의 우위가 점쳐지는 등 광주 선거에서 더민주가 열세인 상황에 반전을 꾀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김 대표는 “광주에서 얘길 들어보면 경제 미래가 암담하다는 게 현지인들 얘기다. 이를 인식한 이상 광주 경제 살리기를 위한 처방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바로 보도자료를 내어 부인했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은 이제 사업성 여부를 모색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추진 방안과 투자 계획은 아직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우리 양향자 후보가 삼성 쪽과 사전에 협의한 걸로 안다”며 “양 후보 혼자만의 힘으로는 거의 실현이 어려울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중앙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양 후보와 지역 국회의원들, 광주 산업단지 쪽 협력업체 사장들이 삼성전자 이전에 대해 물어온 적은 있다”면서도 “삼성전자 전장사업 이전에 대해서 논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이날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당의 목표 의석인 107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당 대표직은 물론 비례대표 의원직도 내놓겠다고 밝혔다. 당의 총선 목표와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연계하는 정치적 배수진을 친 셈이다. 그는 ‘107석이 안 되면 당을 떠나겠다는 말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당을 떠나는 것과 동시에 비례대표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당을 떠나는 순간 비례대표 의석도 자동 상실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주지시킨 것이다. 그는 ‘목표 의석수가 지나치게 낮지 않으냐’는 질문에 “지금 야당이 분열돼 국민의당이 생기고, 특히 호남에서 확보해주던 의석이 거의 불확실한 의석으로 변했다”며 “내가 비례대표를 떠나기 싫어서 일부러 의석을 낮게 잡았다고는 생각지 말라”고 응수했다.
송경화 김성환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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