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격전지 르포
창원성산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 창원/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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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지역현안 해결 위해 뛰었다” 창원성산에서는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인 강기윤 새누리당 후보와 지난 2월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노회찬 후보가 일대일 구도로 맞붙고 있다. 선거 초반엔 강 후보가 우위를 선점했지만 지난달 28일 정의당과 더민주가 후보 단일화를 발표하고 나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가 10%포인트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단일화 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강기윤씨는 여당 의원이라도 인지도가 조금 약하지예. 노회찬씨는 야당에서도 언변가니까 말을 잘한다 안 합니까. 역량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사람이 꽤 알려져 있어서 아무래도 강점이 있지예.” 이날 반송동에서 만난 직장인 송아무개(52)씨가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경남 창원성산 역대 주요 선거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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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정의당 후보. 창원/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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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에 박씨 물어준 제비도 철새” 오래 성산을 지켜온 주민들 중엔 그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있다. “권영길 때하고는 다르다 안 하나. 아무래도 노회찬이는 선거 때 다 돼서 내려왔고, 인사도 안 댕긴다고 사람들이 꼬아본다 아이가.” 상남동에서 40여년을 거주한 최아무개(62)씨가 말했다. “노회찬씨는 생전 처음으로 왔고 강기윤씨는 기존에 있던 사람이잖아예. (노회찬씨는) 생뚱맞다 그런 생각도 들데예.”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상인(67)도 말했다. “암만 캐도 새누리당을 지지해야 안보가 튼튼 안 하겠나 싶지요.” 그가 덧붙였다. 노 후보는 “흥부에게 박씨 물어준 제비도 철새”라며 공격에 정면으로 응수하고 있다. 응전하는 그의 전략은 ‘영남 물갈이론’이다. “경남 지역 16개 선거구 중 15개가 새누리당입니다. 여기가 자유민주주의 국가 맞습니까? 창원에 야당이 적어도 2석 이상 필요한 것 아닙니까? 새누리당 정권이 무너진다면 영남에서부터 무너질 것입니다, 여러분.” 이 지역에서 노 후보의 물갈이론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무상급식 중단 사태’다. 2014년 홍준표 경남도지사로부터 촉발된 무상급식 중단 사태는 지난 3월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경남 지역에선 파괴력 있는 이슈다. 강 후보 역시 학교급식 재정을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방향으로 학교급식법 개정을 약속하며 잔불 정리에 나서고 있지만 돌아선 ‘엄마 표심’을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애들 밥 먹는 거 갖고 자기 정치 하는 데 동원한 거잖아예. 이번에 정부가 누리과정 예산 갖고 싸우는 것도 그렇고. 힘이 있다고 마구 휘두를 것 같으면 힘을 주면 안 되겠죠.” 주부 강아무개(44·가음정동)씨가 말했다.
경남 창원성산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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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환 국민의당 후보. 창원/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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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서 30대 출마는 처음” 양강구도 가운데서 ‘삼포세대의 대변자’를 표방하는 이재환 국민의당 후보도 적게는 7%에서 많게는 12%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며 분투중이다. 입시학원 강사, 자영업자, 생계형 알바, 지역언론사 기자 등을 거친 그의 삶은 ‘흙수저’에 가깝다. 24시간 머리에 쓰고 다니는 커다란 ‘귀’ 모형은 ‘경청’을 상징한다. 이 후보는 유세차량도 없이 자원봉사자들과 발로 뛰며 얼굴을 알리고 있다. 그를 지켜보던 박현경(45·상남동)씨는 “젊은 나이에 정치를 시작한다는 게 어려운 일인데 진솔하게 다니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야권 단일화’의 압박 속에 완주를 각오한 뒤 거리에서 숱한 비난과 칭찬을 함께 듣고 있다. 그는 “창원에서 30대가 출마한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며 “가난하다고 해서 청년들이 꿈을 버리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창원/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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