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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07 19:33 수정 : 2016.04.08 16:03

새누리당 경북선대위 ‘큰 일꾼 유세단’이 6일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도민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유세단은 당내 공천 파동 등에 대해 사죄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왼쪽부터 이철우·김광림·장석춘·최경환·백승주·강석호·박명재 후보와 이한성 의원. 연합뉴스

대구 이어 수도권도 이상기류
TK 7%p·수도권 2%p 넘게 빠져
오세훈의 종로 등 우세지역도
역전·초접전 양상으로 바뀌어
당 지지율 11개월만에 최저

반성모드, 당내서도 ‘뜬금없다’
“공천 엉망으로 해놓고 이제 와…
청와대·이한구 한마디 없는데
유권자들이 동감하겠나”

새누리당이 6일을 기점으로 선거운동 기조를 반성과 사죄, 읍소 쪽으로 튼 것은 이른바 ‘박근혜 정부의 심장’이라는 대구에서 ‘진박’ 후보들이 무소속에게 밀리는 상황에서 서울 등 수도권의 바닥 민심도 생각보다 냉골이란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천 파동과 아래위 없는 막말 싸움 등으로 실망감이 큰 지지층에게 ‘사과’를 먼저 하지 않으면 ‘백말이 무효’란 진단을 내린 것 같다. 그러나 갑작스런 태도 변화에 당내에서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은 한때 180석까지 얻겠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 수도권 지역의 바닥 민심은 전략을 반성 쪽으로 급전환하게 했다. 실제 이날 <와이티엔>(YTN)이 발표한 서울 지역 여론조사에서는 야당 후보의 역전 흐름이 두드러졌다. 종로에선 줄곧 리드하던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처음으로 정세균 후보보다 뒤졌다. 영등포갑·을, 강동을, 마포을, 성북갑, 용산 등 우위를 유지하던 지역에서도 역전 혹은 초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갑)가 6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자신의 선거 사무소 앞에서 '새누리당의 오만함을 사죄드린다'는 피켓을 세워두고 시민들에게 절을 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계속 떨어지고 있는 당 지지율도 새누리당의 위기감을 부추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4~6일 동안 벌인 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도는 11개월 만에 최저치인 34.4%를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한 주 전보다 2.3%포인트 떨어진 33.1%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31.2%를 얻은 더불어민주당과 사실상 차이가 없어졌다. 공천 파동의 진원지 대구·경북 지역 지지율은 46.0%로 지난주보다 지지율이 7.1%나 추락했다.

한 새누리당 선대위 당직자는 “일주일가량 선거운동을 해보니 아랫목(바닥 민심)이 생각보다 차갑다. 명함조차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 후보자는 ‘다녀보면 이렇게 안 좋은데 여론조사는 양호하다.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문의를 해오기도 한다”며 “특히 50대 이상의 점잖은 새누리당 지지층에는 공천 과정에서의 노골적 막말과 극한 대립으로 인한 충격과 실망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딴 당도 안 찍겠지만 너희 당에도 표 안 준다’는 지지자들에게 당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것보다는 마음을 풀어주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후보, 남경필 경기지사후보 등 광역후보들이 세월호 침몰사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 등에 대한 사죄의 뜻을 담아 큰절을 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hani.co.kr
그러나 당내에선 급작스런 반성 모드 전환이 뜬금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지역 후보자는 “공천 과정에서 ‘선거 져도 좋다’며 엉망으로 공천할 때는 언제고 지금 와서 이러는 게 이해가 안 된다. 공천 파동의 주역인 청와대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말이 없는데 유권자들이 동감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또다른 한 후보자도 “사과 유세를 벌이는 지도부가 바로 엉망공천을 한 주역들 아니냐. 이제 와 엎드려 절하면 유권자들은 더 역겨워하고 당시 안 좋은 기억을 다시 떠올린다”며 “지도부가 오는 건 외려 선거를 방해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뒤 치러진 17대 총선과 2년 전 세월호 참사 뒤 치러진 6·4 지방선거 등에서 읍소 작전으로 효과를 본 새누리당이 다시 같은 전략을 선택한 것은 식상하다는 비판도 한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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