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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08 18:35 수정 : 2016.04.08 19:22

정치BAR_‘정당 지지 호소’ 피티쑈 : 이계삼

정치BAR의 다섯번째 피티쑈 ‘당신의 한 표, 저에게 주세요’가 2016년 4월5일 저녁 7시, 서울 홍대앞 미디어카페후에서 열렸습니다. 6개 정당의 ‘대표선수’가 연사로 나와 ‘우리 당을 지지해야 하는 이유’를 10분 동안 정성껏 설명했습니다. 녹색당 이계삼 비례대표 후보의 피티 동영상과 발언을 소개합니다.


9천명의 녹색당 당원들이 거리에서, SNS에서 목놓아 외치는 “정당투표는 녹색당” 이라는 여덟 글자의 의미를 풀기 위해 나왔다. 그 이전에 저는 중학교·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던 교사였다. 무언가 우리 교육의 근본적 전환을 위한 실천에 동참하고 싶었다. 작은 농사학교를 만들 꿈을 꾸며 학교를 그만뒀다.

2012년 교장선생님에게 사직서를 내고 며칠 뒤에 이치우 어르신께서 분신자결하는 사건이 있었다. 밀양송전탑 사건에 함께 하게 됐다. 제 삶이 바뀌었다. 거리에서 움막에서 경찰과 한전과 부대끼면서 안 해본 일이 없다. 이런 질문 앞에 매일 마주쳤다. 정치는 어디 있는가.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일이 생겼다. 두 분의 어르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83명의 어르신이 입건됐다. 하루 3000명의 공권력이 들어와 계엄군처럼 주둔했다. 앞도적인 공권력과 돈의 힘으로 철탑은 완공됐다. 아직 한전이 주는 그 돈을 수령하길 거부하고 싸우는 어르신들 302분이 계시다. 고통스런 질문 앞에 마주서있다. 10년의 세월은 대체 무엇이었나. 마을 공동체는 갈라져서 치유하기 힘든 상처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다.

밀양송전탑은 전기가 모자라 필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 발표자료 준비하기 이틀 전에 운영 예비율이 50%에 육박한다. 핵발전소 25기 분량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지금 25기 핵발전소가 돌아가고 있다. 결국 돈 문제다. 대자본들의 돈의 문제다. 핵발전소 1기의 유지비용 매년 4천억원이다. 설계수명은 60년을 기준으로 하면 24조원이다. 건설비까지 포함하면 신고리 1~6호기는 60년 동안 200조원 가까운 돈을 건설과 유지·운영에 관계하는 몇 개의 대기업이 서로 나눠먹는 구조다. 힘 없고 약한 사람에 모든 고통을 떠넘기고 10만년 보관해야 하는 어마어마한 책임과 위험을 후손들에게 다 떠넘기는 거다.

이 모든 말도 안 되는 현실은 법이 정당성을 보증하고 있다. 전원개발촉진법. 1978년에 만들어졌다. 발전소, 송전선로 등은 토지 소유자의 동의 없이이 빼앗을 수 있다. 19개 법이 규정하는 인허가 절차를 모두 면제받을 수 있게 했다. 이걸 교정할 책임은 정치에 있다. 19대 국회는 밀양송전탑 사건 영향 때문에 전원개발촉진법 폐지가 비교적 논의가 된 편이다. 11건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동 폐기됐다.

정치바(BAR) 피티쑈 녹색당 이계삼 후보.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밀양송전탑, 핵발전, 에너지 영역에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 모순, 비합리, 이런 얼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아있다.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국회라는 공간을 행동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밀양송전탑 현장에서 아이러니한 모습이 있었다. 현장에 연대했던 활동가 열에 여섯, 일곱은 녹색당원이었다. 그런데 밀양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권능을 갖고 있는 국회에 오면 녹색당 빼곤 다 있었다. 3월31일 밀양 어르신 28분이 녹색당에 입당했다. 녹색당과 함께 탈핵, 에너지 전환, 송전탑을 뽑아내는 일에 동참하겠다고 결심하셨다고 한다. 작은 사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의 정당 운동이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영덕 핵 발전소 찬반 투표를 성공시킨 10여명의 영덕 주민엔 녹색당원이 계셨다. 강정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마지막까지 남아서 싸우고 있는 절대 다수는 녹색당원이다. 전세계 복지 문제 대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기본소득을 2015년에 당론으로 채택하고 거리에서 활발하게 목소리 높이면서 활동하는 많은 녹색당원이 있다. 기후변화, 미세먼지, 성소수자, 이주민, 장애인 인권 실천하고 공부하는 녹색당원 있다. 농업의 부흥, 대안적 삶과 교육 실천하는 녹색당원 있다. 그래서 녹색당원의 1석은 한 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게 아니라 9천명의 녹색당원이 모두 국회로 들어가는 것이다.

전혀 다른 목소리, 새로운 논리, 새로운 의제로써 허당이 된 한국 정치의 공간을 채워나가고자 한다. 이미 녹색당은 많은 일을 해왔다. 탈핵에너지 기본법안 완성했다. 전력수급 대안 시나리오, 기본소득 로드맵 완성했다. 비정규직 정책 마련했다. 미세먼지 실태 조사해서 탈석탄 자동차 통제 정책을 제안했다. 학교 인조잔디 유해성 폭로해 철거하는 큰 흐름을 만들어냈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주민소환을 처음 제안하고 실천한 분들은 경남의 녹색당원이었다.

녹색당의 0석에서 1석이 갖는 의미와 변화의 차이를 헤아려달라. 독일 녹색당은 30년 만에 탈핵을 성취했다. 핀란드 녹색당은 10년만에 기본소득을 국가의 정책으로 이끌어냈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내가 단 하루라도 살고싶은 세상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녹색당 지지하겠다고 했다.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는 오직 단 하나 녹색당이 근본을 붙들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어둠을 저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필요한 것은 촛불을 켜는 것이다. 녹색당에 던지는 한 표는 대안의 숲을 이뤄낼 것이다. 여러분들이 그 초의 불을 켜달라.

정리/김태규 박기용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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