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1 19:11
수정 : 2016.04.12 10:32
4·13 총선 D-1 새누리 막판 표몰이
“10대기업 유치 대통령께 건의” 선심공약
서청원 기자회견에 지역언론 반발
기자들 “왜 지금 여기서?” 따져
“집권3년 지났는데 그런말 하나
30년 일당독점…대구경제 늘 꼴찌
시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
서청원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1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0대 기업 유치를 대통령께 건의했다”며 대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언론사 기자들이 서 위원장의 기업 유치 약속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박하는 등 논란이 일었다.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이 지났는데 왜 지금까지 안 하시다가 지금 여기 와서 이런 말을 하시는 겁니까?”
11일 오후 4시50분께 새누리당 대구시당 회의실에서 대구의 한 방송기자가 서청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서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 문답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서 위원장이 기자회견문에서 “대통령에게 10대 기업의 대구 유치를 건의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대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밝히자 이런 질문이 나왔다. 이에 서 위원장은 “그렇게 대통령이 편하게 하실 부분이 아니다.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건의하고 노력했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인터넷매체 기자는 “서청원 위원장님 내려오는 것에 대구 시민들의 거부반응 많은데 왜 내려오셨느냐”고 물었다. 서 위원장은 “그게 전체적인 건지 단편적인 건지 모르겠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또 다른 인터넷언론 기자는 “새누리당이 대구에서 30년 동안 일당독점을 해왔는데 대구 경제는 늘 꼴찌다. 이제 와서 이런 약속을 하면 시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1992년부터 지금까지 24년 동안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최하위고, 노동자 평균 월 임금 총액도 267만원(2015년 4월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고용노동부)으로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가장 낮은 대구의 현실을 겨냥한 것이다.
서 위원장은 기자의 공격적인 질문에 “과거에 있었던 일을 탓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날 회견은 한 당직자가 “다음 유세 일정이 있으셔서 여기까지만 하겠다”며 질의응답을 중단시키면서 끝났다.
서 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박근혜 정부 위기론’과 ‘안보 위기론’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주시고, 잠시 얼어붙었던 마음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를 돕는 일이며, 북한 김정은의 만행에 대응해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지난 6일 “광주에 삼성의 자동차 전자장치 사업을 유치하겠다”고 밝혀 ‘호남 민심을 잡으려 무리수를 뒀다’는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구/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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