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여다야 구도에 열기 예전만 못해
참여연대 “‘태양의 후예’ 대본 드려요”
‘공짜 커피’ ‘케이크’ 다양한 이벤트도
“자고 있는 친구들, 놀고 있는 친구들, 손에 손 잡고 투표장으로 다 같이 함께해요.”
그룹 ‘장미여관’의 보컬 육중완씨의 동영상이 11일 <한겨레>에 도착했다. 동영상 속의 육씨는 셀카봉을 손수 들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경쾌하고 발랄하게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배우 김의성씨는 차분하게 앉아 “우리의 소중한 한 표가 우리의 삶과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셰프 최현석씨도 “세상을 바꾸는 힘, 작은 한표 꼭 보태주시길 바라겠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우 고아성, 김주혁, 박정민, 배성우씨, 스포츠계에서는 이승엽 선수(야구)와 문성민 선수(배구)도 동영상 속에서 오는 13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고 말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60.6%를 기록했던 투표율은 이명박 정권 출범 직후에 치러진 18대 때에는 46.1%까지 폭락했다. 4년 전인 19대 때에는 54.3%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다수 득표자 1인만을 뽑는 단순 다수대표제에서 대표성의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저조한 수준이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63.9%라고 밝혔다.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전국 유권자 2536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과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조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 63.9%라는 ‘적극 투표’ 응답은 전주보다 5.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투표 의사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예전만큼 투표 참여 열기가 뜨겁지는 않다. 2012년 4월에 치러진 19대 총선은 야권연대를 통해 ‘진검승부’의 기운이 높았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6월에 치러진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야권이 분열돼 대진표는 복잡해졌고 야권 지지자들에게 ‘전략적 선택’을 강요하는 이번 총선은 그때보다는 시민들을 투표에 끌어들일 동력이 적어 보인다.
그래서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이색적인 이벤트가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참여연대는 투표 독려 메시지를 올린 누리꾼 200명을 선정해 <태양의 후예>와 <시그널> 등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김은숙·김은희 작가의 사인이 담긴 대본집을 선물한다. 2016총선시민네트워크(총선넷)가 만든 투표 정보제공 프로그램인 ‘3분 총선’(www.vote0413.net)을 검색한 장면이나 투표 독려 인증샷을 참여연대 팟캐스트 ‘참팟’ 게시판에 올리면 된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인문학카페 ‘사이시옷’은 매장을 방문해 투표 참여 인증샷을 보여주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들은 “준비한 원두가 다 떨어져도 좋으니 대한민국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인 투표에 적극 참여하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국만화박물관도 투표 참여 인증샷이나 확인증을 제시하는 관람객에게 오는 14일부터 24일까지 입장료 5천원을 30% 할인해준다.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의 ‘고재영 빵집’ 사장님인 고재영(47)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투표 인증샷과 함께 ‘#나도투표했다’고 적으면 추첨을 해 케이크 교환권을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고씨는 “선거가 있을 때마다 투표 독려 차원에서 이벤트를 벌였다”며 “취지에 공감한 몇몇 시민과 농민들이 농산물을 기부해줘서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에게 선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규 박수진 기자 dokbul@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