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2 21:23
수정 : 2016.04.13 09:39
‘나의 미래’를 규정할 정치적 상상력은 오후 6시가 지나면 당분간 작동을 멈춘다. 이후부터 20대 국회는 현실이 된다.
선량 300명을 뽑는 4·13 국회의원 선거가 13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3837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유권자 3697만명(사전투표 513만명 제외)에게 자신과 가족,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할 동등한 두 표(지역구·정당투표)가 주어진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후 6시30분께부터 253개 지역구에서 사전투표함 개표를 시작해 밤 10시께 당선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했다. 접전 지역구는 밤 11시가 넘어야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2012년 19대 총선 투표율은 54.2%였다. 나머지 45.8%(1840만명)는 다른 이들의 선택에 자신의 4년을 맡겼다는 얘기다. 중앙선관위의 4·13 총선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66.6%였다.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2일, 각 당은 122석이 걸린 최대 승부처인 서울·수도권에서 집중유세를 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튼튼한 안보, 튼튼한 경제 속에서 일자리 중심의 경제활성화 정책을 성공시키겠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위해 소중한 한 표를 새누리당에 행사해 달라”고 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치를 무시하면 나쁜 정치인들에게 무시당한다. 새누리당의 오만과 폭정, 지난 8년의 경제 실패를 심판하는 날, 진짜 야당을 찍어 심판해 달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20년 만에 거대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는 3당 정치혁명이 시작됐다. 오만한 새누리당 정권을 교체하고, 만년 2등에 안주하는 무능한 야당을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새누리당 일당독재를 저지하고 양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정당투표만큼은 기호 4번에 몰아달라”고 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를 1년8개월 앞두고 3자 구도로 치러진 이번 선거 결과는, 그 승패와 상관없이 여야 내부의 치열한 정치적 주도권 싸움을 예고한다. 공천 과정에서 이미 친박-비박 간 ‘정신적 분당’에 이른 새누리당은 압승부터 패배까지 모든 경우의 수에 상관없이 격렬한 계파 갈등이 예상된다. 더민주는 까치발을 해서라도 100석을 넘어야 한다.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에 밀리고 광주·호남에서 국민의당에 참패하면 문재인 전 대표의 미래는 기약하기 어렵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 역시 명실상부한 제3당 입지를 굳히지 못하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 승리만 안겼다’는 야권 지지자들의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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