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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13 22:37 수정 : 2016.04.14 02:16

4·13 총선

전남 순천서 열세딛고 재선 성공
‘담터댁 큰아들’ 자처 표심 잡아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자
전남 순천시의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자는 13일 “시민들께서 ‘반쪽짜리로는 안 된다’며 한 번 더 기회를 주셨다. 은혜를 잊지 않고 몸으로 발로 뛰면서 미친 듯이 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3선이고, 호남에서 2선을 한 만큼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대한민국의 정치를 바꾸는 데 앞장서겠다. 국회의원은 이래야 한다는 순천형 본보기를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한때 상대 후보 지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기도 했다. 하지만 친화력과 성실성으로 표밭을 갈아 열세를 뒤집고 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호남에서 살아남기 위해, 역사를 바꾸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세 배 노력으로는 어림없다고 여겼다. 다른 후보보다 5배의 노력을 쏟았다”고 돌아봤다.

“보궐선거 이후 1년8개월 동안 비행기로 241번 순천을 오갔다. 토요일마다 마을회관에서 자고 이장 집에서 밥 먹으며 농촌 주민들과 막걸리토크를 했다. 도시 주민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순천 호수공원 광장토크에서 어김없이 만났다.”

그는 곳곳에서 시민들을 만날 때는 몸을 한껏 낮추었다. 평범한 ‘담터댁 큰아들’로 다가갔다.

매주 한 시간 넘게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돌았다. 서울 여의도에서 입었던 양복은 순천에 들어서기 전에 점퍼와 면바지로 바꿔 입었다. 혼자서 다니고 민원을 들으면 수첩에 적었다. 사무실 이름도 ‘이정현 사랑방’이라고 붙였다. 순천 사투리에 유창해지려고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소리내어 읽을 정도였다.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특유의 뚝심을 발휘했다.

“다른 후보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새벽 3시40분에 택시 충전소와 버스 회차지를 찾았다. 새벽 5시 반에 인력시장과 오일시장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주민들을 만났다. 밤 11시 반까지 큰길 네거리에 서서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간절함과 진정성을 전달하지 못할 것 같았다고 했다. 선거 전략도 ‘진심이면 통한다’는 신념이 하나뿐이었다. 지지율에서 밀릴 때도 네거티브를 배제하고 정면으로 승부했다.

이런 태도가 알려지면서 그를 ‘순천의 머슴’, ‘심부름꾼’으로 여기는 이들이 늘어났다. 소탈하고 부지런한 성품은 ‘험지’에서 생존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뒤에는 중앙무대의 큰 정치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순천을 발전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지역구도를 타파하고, 국회와 정당을 바꾸기 위해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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