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6.04.14 01:17 수정 : 2016.04.14 02:08

4·13 총선

정계은퇴 약속 두고 의견 갈려
“막판 분위기 반전 공로…책임 묻는 건 지나쳐”
“호남 실패한 건 사실…민심·당심에 거취 맡겨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대 국회의원 총선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오전 광주 남구 ‘오월어머니집’ 앞에서 ‘광주시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4·13 선거 결과를 놓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금까지 세 가지 약속을 했다.

첫째, 1월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백의종군을 하더라도 총선 결과에 ‘무한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 과반 저지에 성공했다. 둘째, 3월 말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총선 결과에 대해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공동책임이 있다”고 했다. 김종인 대표의 목표 의석은 107석이었다. 107석이 안 되면 대표에서 물러나고 비례대표도 그만두겠다고 했다. 김종인, 문재인 두 사람은 목표를 달성했다.

셋째, 호남에 국민의당 바람이 거세게 불던 4월8일 광주를 찾아가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시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선거 하루 전인 12일에도 “이번 총선에 제 모든 걸 걸었다. 국민의당에 투표하는 것은 새누리를 돕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호남은 국민의당을 압도적으로 선택했다.

세 가지 약속을 결산하면 ‘절반의 성공’이거나 ‘절반의 실패’다. 문재인 전 대표는 왜 선거 막판에 광주에 가서 무리한 승부를 던진 것일까. 그와 가까운 인사는 이렇게 설명했다.

“광주 공천과 비례대표 공천으로 호남 민심이 완전히 돌아섰다. 십자가에 매달 희생양이 필요했다. 인당수에 몸을 던져야 했다. 호남 현지 민심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수도권을 비롯한 다른 지역 20~40대 및 호남 출신 유권자 등 전통적 야당 지지자들이 반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차피 대선은 모두 같이 가야 하는 것 아닌가.”

호남에 정치적 목숨을 맡긴 문재인 전 대표의 승부수는 실제로 다른 지역에서 통했다. 야당이 부산, 경남, 대구에서 무더기로 의석을 확보한 것은 1990년 3당 합당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의 20~40대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표를 몰아줬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참패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정치를 그만둬야 할까?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호남이 이미 무너진 뒤에 뛰어들어가 그나마 분위기를 좀 반전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호남의 선거 결과만 놓고 문재인 전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측근은 “문 전 대표가 말한 호남의 지지는 호남과 비호남 지역 호남 출신 유권자를 포함한 ‘포괄적’이면서도, 총선 기간과 총선 이후까지 내다본 ‘지속적’ 개념”이라며 “그래도 호남에서 실패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정치적 운명은 국민과 지지자, 당원들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