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4 19:28
수정 : 2016.04.14 22:36
민심 나몰라라 ‘두줄 논평’
여, 원유철 비대위 체제로
청와대는 14일 집권여당의 참패로 끝난 20대 총선 결과에 대해 “20대 국회가 민생을 챙기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새로운 국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들의 이러한 요구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라는 단 두 줄짜리 논평을 내놓았다. 총선 전날인 12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국회심판론’을 반복하면서 총선 민심에는 나몰라라 한 셈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공식 발언으로 봐도 좋으냐”는 질문에 “대통령 발언이 아닌 대변인 브리핑”이라고 답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 아닌 새누리당의 공천 실패 탓으로 돌려 ‘청와대 책임론’에서 비켜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치러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새누리당은 야권분열에도 불구하고 원내 제1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14일 최종 개표 결과 ‘정권심판론’을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지역구 110석, 비례대표 13석)을 얻어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섰고, 국민의당 역시 창당 석달 만에 38석(지역구 25석, 비례대표 13석)을 차지해 제3당 지위를 굳건히 했다. 정의당은 지역구 2석과 비례대표 4석을 포함해 모두 6석을 차지했다. 반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300개 의석 가운데 122석(지역구 105석, 비례대표 17석)을 획득해 제2당으로 전락했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은 물론 ‘텃밭’인 영남에서도 야당에 상당수 의석을 내주는 ‘수모’를 겪은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 체제는 와해됐다. 김 대표는 이날 “모든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당분간 원유철 원내대표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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