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운데)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관악구갑 김성식 당선자(왼쪽 둘째)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준 뒤 축하하고 있다. 맨 왼쪽은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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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체제 의미와 전망
현행 국회선진화법은 숙의민주주의를 전제로 만들어진 제도다. 대통령과 국회, 여당과 야당의 대화와 타협이 없으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국회선진화법 제정에 앞장섰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 뒤 국회 및 야당과 대화하지 않았다. 국정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비판만 했다. 심지어 심판해 달라고 했다. 친여 성향 논객들은 ‘19대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거짓 프레임을 만들어 유포시켰다. 이번 4·13 총선의 특징은 20년 만에 3당 체제가 출현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14일 “주인인 국민이 대통령에게 이제 독선의 정치를 중단하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도 사안별로 정부와 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며 “이제 협치의 시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3당 체제의 국회는 어떻게 달라질까? 5월30일 임기가 시작되는 20대 국회에서는 여야 원내대표 두 사람이 마주보며 악수하는 장면을 보기 어렵게 된다. 대신 세 사람의 원내대표가 손을 앞으로 내밀어 한꺼번에 악수하는 장면을 자주 보게 될 것이다. 각 상임위원회 간사도 두 사람이 아니라 세 사람이 된다. 양당체제에서 경우의 수가 2의 제곱인 네가지라면, 3당 체제에서 경우의 수는 2의 세제곱으로 여덟가지다. 훨씬 복잡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각 정당 지도부가 협치의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면 혼란이 일상화할 수 있다. 20대 국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까? 숫자로 따져보자. 4·13 선거 무소속 당선자 11명 가운데 장제원, 유승민, 주호영, 안상수, 윤상현, 강길부, 이철규 등 7명은 당장 새누리당에 복당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이 이들을 모두 받아들이면 129석으로 1당이 된다. 협치의 시대 열라는 국민 명령새누리·무소속·국민의당 합쳐 167석
더민주와 야당 모두 연합해도 167석
법안 통과에 필요한 180석엔 못미쳐
대화·타협없인 ‘혼란의 일상화’ 예고 국회법에 따라 국회에서 다른 정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법안을 즉시 통과시키려면 180석이 필요하다. 그런데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의석을 합치면 167석이다. 새누리당이 국민의당을 끌어들여도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 ‘야당연합’이 이뤄지면 어떨까?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의석을 합치면 역시 167석이다. 여당을 제치고 야당끼리 국회를 마음대로 끌고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는 “20대 국회는 공동체 정신을 공유하고 각 정당의 역할을 상호 인정해야 한다”며 “당론 투표를 최소화하고 의원 각자의 선택을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권고했다. 3당 체제 지속가능할까
과거 통일국민당·자민련 경우처럼
유력 대선주자 없는 3당 오래 못가 3당 체제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일까? 대통령제와 다당제의 병행 가능성에 대해 정치학자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우리나라 과거 사례를 보면 유력한 대선주자를 보유하지 못한 제3당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2년 14대 총선에서 정주영 현대 회장이 대통령 출마를 위해 창당한 통일국민당은 31석(지역구 24, 전국구 7)으로 제3당이 됐다. 그러나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주영 회장이 패배하고 김영삼 정부의 탄압이 시작되자 정주영 회장은 전국구 의원을 사퇴하고 통일국민당 해산에 나섰다. 통일국민당은 2년 만에 소멸됐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는 김종필 총재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이 50석을 차지했다. 자민련은 김대중 총재의 새정치국민회의와 손잡고 1997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한 뒤 공동정부를 구성했다. 그러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17석(지역구 12, 전국구 5)을 얻는 데 그쳤고 새천년민주당의 ‘의원 꿔주기’로 겨우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수모를 겪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자민련은 지역구 4석을 얻는 데 그쳤고 정당 득표율 3%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 1번이었던 김종필 총재가 10선 고지에 오르지 못하고 정계은퇴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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