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4 19:41
수정 : 2016.04.1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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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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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싸려다 하루만에 처지 뒤바뀌어
‘경제심판론’ 승리 요인으로 평가
“지도체제·대권도전 단정 어렵다”
“107석이 안 되면 비례대표 2번도 반납하고 물러나겠다”고 말한 뒤 선거 이후 짐쌀 준비까지 했다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대표의 처지가 하루만에 뒤바뀌었다. 4·13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제1당’으로 발돋움하면서 당을 승리로 이끈 김 대표의 위상도 한껏 올라갔다. 김 대표는 총선 이튿날인 14일 선거운동기간 동안 자신이 내세운 선거캠페인인 ‘경제심판론’이 승리의 요인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사람들이 심각하게 느끼는 것이 우리 경제상황 아니겠나. 일반 국민들이 경제상황이 특히나 어렵고 전망이 어렵게 보이니 그 문제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나서달라는 요청이 나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데 대해 “전당대회는 앞으로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어떤) 지도체제로 누가 맡아갈 것이냐는 논의가 많이 될 것이다. 그때 가서 볼 사항이지 미리 이러쿵저러쿵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여지를 뒀다. 당의 변화를 위해 나서서 이끌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이 거듭 반복되자 김 대표는 “처음부터 올 때 (이 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들어서 국민의 선택이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되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 노력은 제가 계속해서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대권 도전에 대해서도 “사람이 자기 미래에 대해서 너무나 확정을 해서 얘기하면 이러쿵저러쿵 뒷말이 따르기 때문에 제가 가급적이면 그런 얘기에 대해 단정은 안하려고 한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당분간 김 대표는 당 지도부를 정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비례대표 공천파동’ 직후 박영선·우윤근·이용섭·변재일 등 비대위원들은 “(김 대표를) 잘 모시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비대위원직을 내놓은 바 있다. 김 대표는 당을 곧장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바꾸면서 이들의 ‘사직서’를 조용히 ‘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15일 비대위원들을 새로 임명하고 18일 2기 비대위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당내에선 6월말 또는 7월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전당대회 성격을 놓고,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치열한 노선투쟁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대선을 1년여 남겨둔 시점이니만큼 경선 절차를 주관하는 관리형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김 대표 주변에선 관리형 지도부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경우 김 대표에게 “다시 당을 이끌어달라”는 요청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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