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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4.14 19:42 수정 : 2016.04.14 21:13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원내1당·호남참패 엇갈린 성적표
‘호남패배 땐 은퇴’ 승부수 부메랑
“호남민심 겸허히 더 기다리겠다”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

4·13 총선의 호남 참패에 대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4일 내놓은 입장이다. ‘원내 1당’과 ‘호남 참패’라는 더민주의 엇갈린 성적표는 이번 총선에 모든 것을 던진 문 전 대표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그는 당 안팎의 여론을 살피며 자신의 거취를 두고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자택 앞을 찾은 기자들에게 “국민들이 우리 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어주신 것에 감격스럽다”면서도 “호남의 패배는 아프다. 국민들께서 우리 당이 더 노력하도록 회초리를 들어주신 거라고 생각하고 겸허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이 수도권 82석 등 전국 123석으로 ‘원내 1당’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문 전 대표가 마냥 웃을 수 없는 것은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28곳 중 단 3곳만 건지며 국민의당에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에서 패배할 경우 정계은퇴와 대선 불출마 뜻을 밝히는 등 호남 선거에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었다. 당시 패배의 기준이 몇 석인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호남 유권자들의 선택은 문 전 대표에게 충격을 줄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그는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가 호남의 지지 없이는 어렵다’고 말한 것에는 변화가 없다.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일단 여지를 남겼다. 문 전 대표 쪽 관계자는 “발언 그대로 이해해달라”며 “지금으로서는 민심에 판단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수도권 압승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과 “호남 행보는 성급했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물론 수도권 승리의 배경에 문 전 대표의 역할이 일정 부분 있고, 부산 등 영남지역의 선전에도 밑돌을 놨다는 평가에는 크게 이견이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이철희 당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호남 참패에 대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당 전체의 책임이라고 보고 반성하고 있다.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고 본다”며 ‘문재인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쉽게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호남의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추가 행보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그는 “선거에 대한 평가·분석은 다 당에 맡기겠다”고 말을 아꼈다.

일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총선 평가 기자회견에서 “고군분투 수고했다. 수도권에서 우리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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