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4 19:55
수정 : 2016.04.15 14:19
정치BAR
새누리 거물급 정계은퇴 갈림길
4·13 총선 대참패로 새누리당 거물급 인사 다수가 ‘정리’됐다. 노골적으로 총선 출마를 대선 교두보로 삼았던 오세훈·김문수 후보 외에도 친박계 중진 황우여, 옛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 등이 낙선했다. 이들은 정계은퇴 갈림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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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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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새투쟁’ 수혜에도 대패
1. 이재오
옛 친이계 좌장이다. 컷오프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했다. 김무성 대표는 ‘옥새투쟁’ 끝에 이 지역에 새누리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으면서 이 의원을 도왔다. 14대 때부터 이번까지 8번 연속 은평을에 입후보한 5선 의원, 여권 유일 후보, 야권 분열… 그러나 그는 큰 표차로 패했다. 강병원 더민주 후보는 36.7%로 이 의원(29.5%)보다 8389표를 더 얻었다. 고연호 국민의당 후보가 27.7%를 가져갔는데도 졌다. 이 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지나가는 취객에게 “그만 해 먹어라”, “왜 자꾸 나오냐”는 막말을 들으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낙선의 전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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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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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지 출마했지만 험한 꼴
2. 황우여
37.9%의 득표율로 신동근 더민주 후보(45.8%)에게 대패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전국구로 국회의원이 된 뒤 16~19대 ‘인천의 강남’이라는 연수갑에서 네 차례 연속 승리했다.
이번 총선에선 인천 서구을로 지역구를 옮겼다. 선거구 조정으로 노인층이 많은 강화군이 빠져나가 새누리당의 ‘험지’로 분류됐던 곳이다. 황 의원이 원했던 건 아니다. 애초 ‘이한구 공천관리위원회’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황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를 쳐내기 위한 ‘버리는 카드’였던 셈이다. 입장을 바꾼 공관위가 험지인 서구을 출마를 권유했고 황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지역구 이동이 이뤄졌다. 결국 황 의원은 낙선했고, 황 의원의 원래 지역구인 연수갑에서도 새누리당 후보는 214표 차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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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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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급 대어’ 본게임전 기로에
3. 안대희
친박계가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 키우려 했다. 그러나 참패하며 본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은퇴 기로에 섰다. 득표율 33.2%에 그쳐 노웅래 더민주 후보(51.9%)에게 압도당했다. 강승규 무소속 후보(3.5%) 탓으로 돌릴 수도 없다. 국민의당 후보가 9.3%나 표를 받았는데도 졌다.
대법관을 지낸 안 후보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치쇄신위원장을 지낸 뒤 2014년 5월 국무총리 후보에 지명됐다. 하지만 전관예우와 고액 수임료 논란으로 자진 사퇴했다. 고향인 부산 해운대 출마를 준비했으나 “서울 험지에 출마해달라”는 김무성 대표의 요청을 받아들여 마포갑으로 방향을 돌렸다. 마포갑에는 이곳에서 18대 의원을 지낸 강승규 당협위원장이 있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경선이 아닌 ‘안대희 단수추천’을 강행했다. 김 대표에게선 ‘지명직 최고위원’이라는 선물도 받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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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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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이미지’ 비박계도 고배
4. 정두언
48.9% 대 39.9%로 크게 졌다. 김영호 더민주 후보와는 세번째 맞대결이었다. 표 차이가 18대 총선 때 1만6875표, 19대 때 625표로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여론조사상 우세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패배를 내다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더민주 내부에서도 ‘경합열세’로 분류했던 지역이다.
비박계이고 새누리당 내에서 그나마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던 인물이었다. 국정교과서와 한국형 전투기 사업 등 박근혜 대통령이 추진한 핵심 정책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각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한동안 정치활동을 재개하기 어려워졌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언니가 보고있다 #15_국민의당, 새누리당 표 잠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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