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이후
[인터뷰] 대구입성 김부겸 당선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1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김 당선자 뒤로 총선에서 맞붙었던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 사진이 보인다. 대구/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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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석수로 국민의당 동생취급 안돼 안철수 대선후보 하고 싶어해
합의할 수 있는 틀 만들어 설득해야
문재인은 야당의 중요한 자산
호남발언 빌미 떠나라 할수 없어
문·안 설득 위해 당대표 나설 용의도 야당 반대목소리만으론 안돼
당 흘러가는대로 두지 않겠다 -이번 20대 총선 결과를 어떻게 보는가? “야당은 거의 지난번 탄핵 때처럼 수도권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야당 스스로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하거나 좋은 인물을 영입하는 등의 결과로 얻은 게 아니라 정부·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의 분노로 인한 반사이익이다. 그래서 두렵다.” -민주당이 왜 호남에서 참패했다고 생각하나? “그분들이 정권교체를 담당할 집단이냐 아니냐를 놓고 판단한 것 아니겠느냐. 그런 면에서 안철수라는 사람이 내건 제3당을 통한 우회로에 호남이 박수를 쳐준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문재인에 대한 인기니 반감이니 이런 표피적인 관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더 놀라운 것은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이 우리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이는 야권 지지자들이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을 갖고는 만족 못 하겠다는 의미다. 우리가 의석이 많다고 국민의당을 마치 동생처럼 취급하는 그런 인식을 버려야 한다.” -호남은 국민의당이 차지하고, 수도권에서는 더민주가 강한 양자 병립구도인데, 내년 대선까지 이 구도로 가는 것 아닌가? “바보가 아니라면 당연히 야권을 재구성해야 한다. 야권이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플랫폼을 만드는 기분으로 다시 벽돌을 쌓아야 한다. 지금은 야권연대를 보는 눈부터 하나도 비슷한 게 없다. 하지만 어떻게든 하나로 묶어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 -호남 패배로 문재인 전 대표의 거취가 논란인데? “정치인이 선거에서 동료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에 대해 중대한 무게를 싣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그 발언을 가지고 당신 떠나라고 하면 야당에 남아 있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대선주자를 지낸 그분은 야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플랫폼에 대해서는 구상한 게 있나? “곧 서울 가서 두루 만나볼 생각이다. 필요하면 ‘통합행동’ 같은 그런 모임도 하겠다. 우리 당은 토대가 취약하기 그지없다. 노조에 기반해 있길 하나, 그렇다고 지역 기반이 있나. 오로지 보편적인 국민들의 보편적 목소리에 근거한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원들이 각자도생하는 풍토는 극복이 되어야 한다.” -대선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같이 가야 한다고 했는데, 그게 가능하겠는가? “분명한 것은 안철수 대표 본인이 대선 후보를 하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 경쟁할 수 있는 무대에 동참을 시켜줘야 하는데, 친노 헤게모니가 강력히 작용하는 데에서는 자기가 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에 나간 것 아니냐. 만약에 우리 당이 그런 측면이 있었다고 하면 확실히 제도개선을 해줘야 한다. 이번에 얼기설기해서 야권 두 정당이 살아남기는 했지만 두 당 모두 국민 마음의 제대로 된 신뢰를 받지는 못했다고 본다. 쉽게 말하면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이 정도 가지고는 국가경영을 국민들이 절대로 안 맡긴다. 서로 합의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서 설득해야 한다.” -그동안 선거에서 야당을 개혁하겠다고 했는데? “나는 대안야당론자다. 야당이 기본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만 대변하면 안 된다. 이 공동체에 대한 우리의 책임은 없나. 반대를 하되 어느 지점에서 반대를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 지점에서 토론도 타협도 조정도 가능할 것 아닌가. 그렇게 자꾸 하다 보면 국민들에게 우리가 책임감을 느끼는 집단으로 인식될 것 같다. 그러면 국민들이 기회를 준다. 나는 여의도 돌아가면 과거처럼 강경파들이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이른바 분위기를 잡아서 끌고 가는 것을 막겠다. 이제 나도 더 이상 시간이 없다. 당이 이리 흘러가든 저리 흘러가든 그냥 내팽개쳐 두지는 않겠다.” -곧 있을 전당대회에 나갈 생각은 없나? “중앙정치와 거리 둔 지 2년이 돼서 당 사정을 잘 모른다. 솔직히 나 혼자 헛심만 쓰고 당의 체질은 바뀔 가능성이 없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야권 선배나 동료들이 야당이 절체절명이다, 이대로 갈라져서는 미래가 없으니까 어떻게든 양쪽이 합의할 수 있는 몇 가지 틀을 갖고 문재인, 안철수에게 자기들 정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다면 다시 합칠 수 있지 않느냐. 네가 그 일을 할 적임자라고 한다면 고려해보겠다. 지금은 야심가가 당을 맡아서 해결할 상황은 아니지 않나.” -김 당선자는 판을 만드는 일만 할 건가? 대선경쟁에 직접 나갈 생각은 없나? “현 단계로서는 엔시엔디다. 좀더 두고 보자. 국회의원 한 번 됐다고 대선에 나가니 어쩌니 하면 대구 분들이 싫어한다.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야심만 앞세워서 뿌리 없이 부유하는 정치는 하고 싶지 않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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