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4.14 22:25
수정 : 2016.04.15 13:55
원유철 비대위 체제로
김무성 대표 사퇴 이어
최고위원 전원 사퇴로 지도부 와해
일부 “비대위원장 외부인사 영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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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총선에 참패한 새누리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위원장에 원유철 원내대표를 추대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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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참패하며 원내 1당 자리를 내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사퇴했다. 새누리당은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추천하고 패배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패배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자체가 민심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대위 체제를 꾸리기로 했다. 김정훈 의원은 “최고위에서 원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걸로 의결했다. 원 원내대표 본인은 자기도 책임이 있다며 고사했지만 최고위원들이 대안이 없고, 잔여 국회에서 처리할 법안이 있다고 권유해 원 원내대표가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모든 최고위원이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결의했다.
앞서 이날 오전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새누리당은 공천 과정부터 오만하고 부끄러운 모습으로 당력을 집중하지 못해 많은 국민을 실망시켰다. 국민 여러분은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했다”며 “저는 선거 참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오늘부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공천 파동에 책임을 지겠다”며 총선 뒤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참패 탓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총선에 불출마했던 김태호 최고위원도 “모든 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동반 사퇴를 선언했다.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가운데 이인제, 김을동 최고위원은 낙선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6~7월께 열릴 전당대회 관리와 새누리당 출신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를 다룰 전망이다. 두 문제 모두 당내 정치 지형과 직결된 문제라 향후 불협화음이 표출될 여지가 있다. 부산지역 한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은 당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새로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선 주자들도 창피를 당해 이대로는 내년 대선도 쉽지 않다. 당명 교체까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새누리당 안에선 원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에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공천 파동과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당내 인사로는 표심으로 반성을 요구한 민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외부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새누리당 당선자는 “공천 파동의 일원이었던 지도부나 기존 당내 인사가 비대위를 맡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지도부는 모두 물러나고 사심이 없는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새누리당 당선자는 “일단 친박계는 비대위원장을 맡아선 안 된다. 당내 마땅한 화합형 인물이 없다면 외부 인물을 영입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 새누리당 당직자는 “비대위 구성은 총선 패배 뒤 처음으로 국민에게 보이는 행보인데 이대로 어설픈 봉합을 하고 간다는 것은 아직도 새누리당이 반성을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비치게 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당의 자정 능력이나 위기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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