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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15 16:16 수정 : 2016.03.17 11:19

1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한 빌라에서 진행된 신원영군 학대 사망사건 현장검증에서 계모 김모(38)씨가 현장검증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평택/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신군 밥 제대로 주지 않고, 게임 아이템 구입에는 6000여만 원 사용
경찰, 신군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영양실조·피하출혈·저체온증

의붓아들인 신원영(7)군을 끔찍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김아무개(38)씨가 모바일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데 수천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한겨울에도 신군에게 제대로 옷을 입히지 않고 밥도 주지 않았지만, 자신의 게임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 거액을 쏟아 부었다.

경기도 평택경찰서는 15일 김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7개월 동안 한 모바일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데 6000여만원이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씨가 한 게임은 온라인을 통해 대규모 다중 사용자와 벌이는 것으로, 캐릭터를 골라 공격·방어력을 높이고 무기나 방패 등 보호장비 아이템을 획득해 적을 쳐부수는 게임이다. 사용자들은 돈을 내고 고가의 아이템을 구입해 캐릭터를 치장하기도 한다.

경찰은 또 김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한 결과, 남편인 신아무개(38)씨 말고는 어떤 통화기록도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아이가 없으면 더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사회적으로 완전히 단절된 생활을 하며 신군을 학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웃 주민들은 “이들 부부는 원영이를 떼어놓고 둘이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는데, 그 때마다 아이가 굶다가 지역아동센터에서 밥을 얻어먹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대를 방임한 신씨는 회식 자리에서 노래방 도우미 출신인 김씨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아들이 발가벗겨진 채 갇혀 있는 화장실에서 태연하게 용변을 보고 문을 닫아 버리는 등 부모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신군의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영양실조와 피하출혈, 저체온증 등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과 영하의 날씨에 찬물을 뿌려 알몸으로 방치한 뒤 20여시간 만에 숨지게 한 점 등을 감안해, 김씨에게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아버지 신씨에게는 살인방조죄 적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경찰은 16일 오전 11시 종합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평택/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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