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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3.23 19:43 수정 : 2016.03.23 21:51

테러뒤 애도·평화기원 ‘칠판’ 변신
총리·EU집행위원장도 함께 찾아
시민들, 꽃·촛불로 희생자들 추모
발묶인 관광객들에게 집 내주기도

23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 있는 부르스 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여 브뤼셀 연쇄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벨기에인들은 이날 전국적으로 추모 묵념을 했다. 전날인 22일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34명이 숨졌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폭탄과 증오가 아닌 초콜릿과 맥주, 사랑을 인류에게.’

공항과 지하철에서 연이어 발생한 폭탄 테러 공격으로 280여명의 사상자를 낸 22일 오후, 유명 관광지로 꼽히는 브뤼셀 부르스 광장 바닥은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거대한 칠판으로 변했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신의 염원을 담은 문구를 분필로 적어나갔다. ‘전쟁이 아닌 사랑을’, ‘많은 별들이 브뤼셀 하늘에서 빛나기를…’ 광장 바닥에 적힌 메시지에 걸맞게 벨기에 시민들은 전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폭탄 테러에 희망과 연대로 맞섰다.

22일 밤, 부르스 광장에 어둠이 내려앉자 테러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3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광장 바닥에 꽃을 내려놓고, 촛불을 켜 희생자를 추모했다. 광장엔 각각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로 ‘나는 브뤼셀이다’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펼쳐지기도 했다. 지난해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당시 널리 퍼졌던 ‘나는 샤를리다’라는 구호가 1년 뒤 브뤼셀에서 다시 등장한 것이다.

사람들이 함께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 광장을 찾았다는 한 청년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다친 사람들이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라며 부상자들의 쾌유를 기원하기도 했다. 이날 광장에는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함께 찾아 추모 촛불을 밝혔다.

자벤템 국제공항 폐쇄로 인해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인 관광객들을 위한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브뤼셀에 거주하는 쥘리앵 블루아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갈 곳 없는 관광객들을 위해 방을 내줄 수 있습니다. 아기를 위한 가구도 있어요”라는 글을 올렸다. 뤼디 페르보르트 브뤼셀 주지사는 “많은 시민들이 부상자들을 위한 헌혈에 동참하고 있고, 자신의 집을 내주고 있으며, 택시는 무료로 운행하고 있다”며 “도시 전체가 연대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인간의 본성이다”라고 했다.

나흘 전 파리 테러의 유일한 생존 용의자였던 살라 압데슬람이 체포된 몰렌베이크에서도 2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테러 희생자를 추모했다.

황금비 기자 with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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