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07 22:31
수정 : 2016.04.20 09:57
영남대 연구팀 국제 학술지 게재
“동일성분 물티슈·샴푸에도 함유”
‘폐 손상 공포’를 불러일으킨 가습기 살균제의 성분이 기존에 확인된 허파뿐 아니라 심장 대동맥의 섬유화를 촉진하는 등 심각한 독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가습기 이외의 생활용품에도 이 성분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영남대 단백질연구소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피에이치엠지(PHMG)와 피지에이치(PGH)가 심혈관 급성 독성, 피부세포 노화 촉진, 배아 염증 유발 등과 같은 심각한 독성을 지닌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 성분은 살균제나 방부제 등으로 흔히 사용되는 구아니딘 계열의 화학물질로, 다른 살균제에 비해 피부·경구에 대한 독성이 5~10분의 1 정도로 적고 살균력이 뛰어나다. 또 물에 잘 녹아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물티슈 등 여러 용도로 사용된다.
그러나 영남대 연구팀은 시중에 유통되는 PHMG와 PGH를 10배 희석해 사람의 피부세포에 처리했을 때 혈관세포가 심각하게 변형되거나 동맥경화가 유발되는 것을 확인했다. 동물실험에서도 PHMG 제품을 권장 사용량대로 처리한 물에 제브라피시를 넣고 관찰한 결과 혈청에 염증인자와 간염증이 증가하면서 75분 만에 모두 폐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독성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국제학술지인 <심혈관 독성학>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 책임을 맡은 조경현(44) 생명공학부 교수는 “중증 폐질환자의 사망 원인이 된 가습기 살균제는 회수되고 판매가 중단됐지만 아직 샴푸나 물티슈, 살균용 스프레이 등은 동일한 성분의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로 생활용품 제조 성분의 안전 가이드라인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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