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05 19:23
수정 : 2016.05.05 22:28
서울 시청광장서 환경연합 캠페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 항의에 동참
부모 손잡고 어린이들 그림 인증샷
외국인도 참여…그림 200여장 쌓여
연예인도 “옥시 제품 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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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5일 오후 ‘아이들을 아프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 옥시 불매인증샷’ 캠페인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그린 가습기 살균제 반대 그림을 모아 서울 시청광장에 탑 모양으로 펼쳐놓고, 시민들에게 옥시 불매운동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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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로 피해자를 만든 옥시가 불매운동이 시작돼 잘 팔리지 않으니까, 1+1 상품을 내놨어요. 1+1 상품이든 하나든 건강에 좋지 않으니까 모두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초등학교 6학년 김유민(13)양은 종이 위에 ‘1+1 옥시’라는 글자와 함께 독극물을 알리는 ‘해골 그림’을 그려넣었다. 김양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동네 어른·친구들과 함께 서울 시청광장을 찾았다가 ‘아이들을 아프게 했던 가습기 살균제 옥시 불매 인증샷’ 캠페인 부스를 찾아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써내려갔다. 김양과 함께 온 임단비(13)양도 “슬픈 일로 캠페인에 참여하게 돼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기억하나요? 아기들이 죽었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환경운동연합이 개최한 이날 캠페인엔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들과 나들이를 나온 어린이 등 시민 150여명이 동참해 옥시 불매에 동참하자는 취지의 그림을 그리고 인증샷을 찍었다. 캠페인에 참여한 아이들은 고사리손을 바쁘게 움직이며 ‘사람 목숨도 싹싹 옥시 아웃!’ ‘옥시는 어린이들을 아프게 만든다’ ‘생각 없이 쓰다 보니 살인에 동조한 기분. 안전불감증 기업 많은 한국’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림을 그렸다. 여행차 한국을 찾은 덴마크 청년 레이첼 키튼(21)도 아이들 틈에서 검은색 크레파스를 들고 옥시 기업에 편지를 띄웠다. 그는 “한국의 마트에 갔을 때 옥시 제품을 많이 봤는데, 아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물건이 어떻게 계속 판매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날 아이들이 2시간 동안 완성한 그림 200여장은 시청광장 잔디밭 위에 옥시의 대표적인 세제를 떠올리게 하는 탑 모양 형태로 차곡차곡 쌓였다. 캠페인 기획을 맡은 고경일(48) 상명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옥시 제품으로 아이들의 동심이 희생됐다”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그림으로 담아서 옥시 불매운동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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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김덕종씨(오른쪽 둘째)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가운데)이 5일 오전(현지시각) 영국 런던 시내 옥시 본사 레킷벤키저 연례주주총회장 앞에서 영국 환경단체 회원들과 함께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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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시 불매운동 움직임에는 연예인도 동참하고 있다. 가수 겸 연기자인 김동완(37)씨는 전날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브이(V)앱’ 방송을 통해 “피해자 가족들이 옥시 영국 본사에 찾아간다고 하는데,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우리가 응원할 수 있는 길은 불매운동에 참여하고 독려하는 것”이라며 “비트·데톨·쉐리·스트랩실 제품 등은 옥시라고 적혀 있지 않으니 사지 않도록 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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