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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0 19:42 수정 : 2016.05.11 00:52

우희종 교수 등 ‘옥시 보고서’ 비판
“산학협력 위험성 보여줘” 지적도

서울대 수의과대 조아무개(56) 교수가 옥시에서 돈을 받고 옥시 쪽에 유리한 보고서를 써줬다는 혐의로 구속된 이후 학계에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대 연구윤리위원(교수)은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년 걸릴 연구를 4개월에 해주었다는 것은 특정 의도를 지니고 주먹구구식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부실건축업자도 아니고 실험연구를 그렇게 하는 경우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가 옥시로부터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이유와 관련해, 그의 변호인이 ‘1년 걸릴 연구를 4개월 만에 끝낸 데 대해 ‘성과비’ 취지로 준 것’이라고 해명한 데 대한 반박이다. 우 교수는 “대학교수가 무슨 기업 하청업자인가. (연구기간을 단축했다고) 성과금을 받았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했다”고 일갈하며, 조 교수의 연구윤리 훼손을 지적했다.

서울대 수의대에선 2013년에 대학본부 윤리위원회와 별도로 단과대 윤리위원회를 만들어 교수 등 수의대 구성원의 연구윤리 위반사항을 감시하고, 학생들의 학위논문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우 교수는 “지금까지는 교수 개인의 연구윤리 위반 정도로 보고 개인적 성향이나 자질의 문제로 생각했지만, 황우석 사태 등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단과대에서 비슷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부에 다른 구조적 원인의 문제가 있지 않나 자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도 이날 <교수신문>에 쓴 ‘가습기 살균제만큼 위험한 산학협력’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교수들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며 학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이 교수는 칼럼에서 기업이 의뢰하는 용역 연구 형태로 진행되는 산학협력에 대해 “기업이 요구하는 연구 결과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교수들이 학자적 양심과 공공성을 고집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조 교수 사건은) 기업과의 협력이 실제로 교수들에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도 10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교수들이 기업의 연구용역을 받을 때, 연구자의 기본 태도나 원칙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기업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사례는 빈번하다”며 “사회 여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수들이 자기 신념과 연구윤리를 저버리는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교수들 스스로 이를 자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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