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11 19:20
수정 : 2016.05.1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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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종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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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단 귀국 “세계 불매운동 펼것”
“세퓨 충격적 얘기 들어…검찰 전달”
“(아들에겐) 아직까지 미안합니다. 이번 영국 방문을 통해서 다시 한번 떳떳한 아빠가 되기 위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2009년 아들 승준군을 잃은 김덕종(40·사진)씨는 영국과 덴마크 항의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소감을 담담히 말했다. 팔 한쪽에는 ‘My son seungjun’(나의 아들 승준)이라고 새긴 문신이 선명했다.
11일 영국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와 덴마크 환경청 등을 항의 방문하고 돌아온 김씨와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옥시 한국 지부가 있는 서울 여의도 아이에프시(IFC) 앞에서 7일 동안의 항의행동 내용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어 “옥시 최고경영자(CEO)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듣지 못했지만 앞으로 국제적인 옥시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라케시 카푸르 옥시 시이오가 “‘유감’(regret), ‘개인적으로 미안하다’(personally sorry)는 표현을 썼을 뿐 사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김덕종씨가 가져간 아들 모습이 담긴 사진을 제일 먼저 건넸지만 보지도 않고 책상에 놓아버렸다. 진정한 사과를 하려는 태도가 아니었다”고도 했다.
최 소장은 또 가습기살균제 세퓨에 담긴 화학물질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을 수출한 덴마크 방문 결과를 설명하며 “피지에이치를 수출한 케톡스사 관계자를 만나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검찰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케톡스와 한국 사이 살균제 원료 거래 과정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 기간 동안 유럽 시민들이 보여준 관심은 큰 힘이 됐다. 최 소장은 “영국 교민과 시민단체들이 활동을 지지해줬고 지나가는 시민들도 무슨 일인지 관심을 기울였다. 주주총회장을 나오던 주주들도 주주총회 자료를 가져다주는 등 항의 활동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와 환경운동연합 등은 해외 시민단체들과 함께 ‘옥시 불매운동’을 전세계적인 ‘레킷벤키저 불매운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피해자들과 환경단체는 한국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옥시레킷벤키저 본사에 대한 영국 검찰 고발 등도 진행한다.
방준호 기자
whor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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