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이 지난 2005~2010년 옥시 대표로 근무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
존 리 2005년 6월~2010년 5월 CEO 재직
가습기 살균제 대량판매 시기…유해성 묵인 의혹
독성 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온 영국계 다국적 기업 옥시레킷벤키저(옥시)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검찰의 소환 대상에 오른 옥시의 전 대표가 현재 구글코리아 사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48)씨는 2014년 구글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해 12일 현재까지 비즈니스 부문 사장을 맡고 있다. 앞서 존 리 사장은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5년 동안 최근 구속된 신현우(68) 전 옥시 대표의 후임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했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를 대량 판매하던 시기다. 이 때문에 존 리 사장 역시 신 전 대표처럼 옥시 제품의 유해성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옥시 제품 개발을 맡은 옥시 연구소의 전·현직 연구원들은 최고경영자에게 부작용 관련 사항과 유해성 실험 필요성을 꾸준히 보고해왔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가습기 살균제가 집중 판매된 2000년대 중·후반 옥시를 경영한 외국인 임원들을 조만간 소환할 전망이다. 특히 존 리 사장이 재임한 시기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판매고가 가장 높았던 때다. 이 때문에 존 리 사장이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검찰은 11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 등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신 전 대표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옥시 대표를 지냈다. 신 전 대표는 2000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할 당시, 원료로 사용된 화학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유해성 및 흡입 독성 실험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도 이를 무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 소식을 두고 “온 천지에 지뢰밭이다”, “사람 죽는 게 파리 목숨이다”, “월급쟁이 사장은 항상 옳고 합리적인 선택만 한다는 환상에서 깨어나는 계기가 되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디스팩트 시즌3 방송 듣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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