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18 19:40
수정 : 2016.05.18 19:40
검찰, 외국인 전·현 임원 조사 착수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외국인 전·현직 임원을 소환해 조사한다.
18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옥시 전 대표인 존 리(48) 현 구글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옥시 외국인 임원들을 출석시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일에는 옥시 재무담당 이사인 울리히 호스터바흐씨와 옥시 사내 변호사 김아무개씨가 소환되고, 이후 존 리 전 대표와 거라브 제인 전 대표 등이 소환될 예정이다.
영국 출신 존리 전 대표는 구속된 신현우 전 대표에 이어 2005년 6월부터 2010년 5월까지 옥시 대표로 재직했다. 가습기살균제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때다. 인도 출신 거라브 제인 전 대표는 2010년 5월부터 2년간 대표로 일했다. 당시 가습기살균제 유독성 논란이 일자 옥시 쪽이 관련 증거를 은폐했던 때다. 검찰 관계자는 “외국인 대표 등을 조사하지 않고는 수사 진도가 나갈 수가 없다”며 소환 이유를 밝혔다.
옥시 쪽이 가습기살균제 개발에 앞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의 위험성을 국내 독성학 분야 전문가를 통해 사전에 알고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구속된 옥시 연구원 최아무개씨가 2000년 생활화학용품 제조업체 대표 노아무개(55)씨를 만나 피에이치엠지의 유해성을 물었고, 노씨는 “흡입독성이 검증된 바 없다. 자체적인 독성 실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자문했다. 최씨는 이를 면담보고서 형태로 구속된 김아무개 옥시연구소장에게 전달했지만, 독성 실험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환경보건학회와 환경독성보건학회의 ‘제2차 환경독성포럼’에서는 신체에 영향을 받는 수준으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사람이 30만명에 이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일반 인구의 22% 수준인 약 1100만명이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됐고, 고농도로 노출됐을 비율을 추정하면 약 30만명이 독성시험상 ‘무영향 수준 이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의 홍수종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해 전국 만 7살 아동 1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3%인 411명이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보호자와 가족 등을 포함하면 전체 국민 30%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현준 박수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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