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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9.29 11:58 수정 : 2016.09.29 14:00

법원 “옥시에 불리한 데이터 의도적 누락
법정에서 진지한 반성도 없어” 실형 선고

가습기 살균제 독성 실험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증거위조죄)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서울대학교 교수에게 법원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관련 진행되고 있는 형사 재판중 첫 선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재판장 남성민)는 29일 수뢰후부정처사 및 증거위조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아무개(56) 교수에게 징역 2년에 벌금 2500만원, 추징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교수가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정성 평가’ 연구 최종결과보고서에서 옥시 쪽에 불리한 실험데이터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켰고 이는 증거 위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조 교수는 해당 보고서를 옥시 쪽이 형사사건에서 증거로 사용할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재판부는 “조 교수가 참여연구원에게 보고서에서 간질성 폐렴 항목 데이터와 탈이온수 대조군 실험결과를 제외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외 조 교수가 옥시 쪽으로부터 받은 1200만원에 대해 조 교수는 자문료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뇌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문료 명목으로 1200만원을 받은 것은 단순한 자문 대가로 보기에는 과도한 금액이고 또 별도로 인건비 등 3600만원을 이미 조 교수가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하는 이유에 대해 “조 교수는 국내 독성학 분야 최고 권위자로서 그 지위와 영향력에 상응하는 사회적·도덕적 본분을 저버리고 뇌물을 수수한 다음 연구윤리를 위반하여 보고서를 작성했고 결국 옥시 쪽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근거로 이용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법정에서 진지한 반성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아무개 서울대학교 교수는 옥시가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와 인체 폐 손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실험결과 보고서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지난 6월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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