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01 19:27
수정 : 2016.05.01 22:29
유일호 “정부·한은 돈 함께 투입해야”
산업은행이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하기로 하는 등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본확충 방안을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다.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놓고 정부와 한은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4일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29일 언론사 경제부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확충이 시급하고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산업은행의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코본드는 기본적으로 회사채지만 자본으로도 인정되는 일종의 신종자본증권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현재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해운·조선업계에 대한 은행권 여신의 70%를 안고 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떠안아야 할 부실이 더 많아지게 되는데, 이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30일 따로 설명 자료를 내어 “한은이 시장에서 코코본드를 매입하는 방안은 현행법상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인수 방법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구체적인 구조조정 재원 마련 방안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재원을 모두 마련하기는 어렵다. 결국 한은의 지원이나 정부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한국방송> ‘일요진단’에 출연해 “재정과 통화정책 수단의 조합을 생각해보고 있다. 딱 하나의 방법을 쓰기보다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정책 조합)가 있어야 한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구조조정 재원 마련에 있어 유력한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 재정은 물론 한은의 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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