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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02 19:50 수정 : 2016.05.02 21:02

ADB총회 참석차 방독
“대외발언 주의 기울여 달라”

최상목 차관은 압박 이어가
“중앙은행도 발상의 전환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직원들을 향해 “기업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므로 (한은의) 역할 수행 방안에 대해 다시 한번 철저히 점검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29일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가 한은이 돈을 찍어서 국책은행 자본확충에 나서달라는 청와대와 정부의 요청에 대해 “기본적으로 재정 역할”이라고 반박한 뒤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비치자, 한은이 부담을 느껴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 참석을 위해 독일로 출발하기에 앞서 정례 집행간부회의에서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위축, 기업 자금사정 악화 가능성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에 참여해 관계기관과 추진 방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은 간부들에게 “국책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해 대외적 발언을 할 때 관계기관이나 일반 국민의 오해가 유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의 이런 발언을 두고 한은이 한발 후퇴하는 모습이란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한은 쪽은 고개를 젓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 관료들이 실무 차원에서조차 한은에 공식 안을 들고 온 적도 없이 외부에 안을 흘려 우리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그러고는 우리를 반대만 하는 사람들로 외부에 비치게 만들었다. 이를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실제 한은 쪽은 금융위원회가 케이디비(KDB)산업은행이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해 한은이 이를 인수함으로써 산은의 자본을 확충하는 안을 낸 것에 대해서도, 일언반구 타진 없이 언론에 먼저 흘렸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런 식이면, 우리는 할 수 있는 것도 못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연일 한은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융위기 과정에서 보듯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역할 모델이라는 것이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중앙은행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어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 재정과 중앙은행이 가진 정책 수단을 포괄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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