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5.17 20:07
수정 : 2016.05.17 20:07
24일까지 100% 동의하면 확정
해외선주들 방한…용선료 협상
산업은행이 조건부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중인 현대상선 대출 및 회사채 7000억원 어치를 출자전환하기로 했다. 출자전환은 금융기관이 빌려준 기업의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산업은행은 17일 채권단에 출자전환 안건을 부의했고, 24일까지 동의 여부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자전환 규모는 현대상선 협약채권(1조3천억원) 가운데 무담보대출(5천억원)의 60%인 3천억원, 회사채 신속인수제로 보유한 채권(8000억원)의 50%인 4천억원으로 총 7천억원 규모다. 나머지 금액은 5년 거치, 5년 분할 상환 방식으로 받을 계획이다. 각 채권금융기관들이 100% 동의하면 안건은 통과된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도모하는 것은 해외 선주와 사채권자들에게 현대상선 회생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날 방한한 해외 선주들은 18일 채권단, 현대상선 관계자 등과 용선료 협상을 펼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20일까지 용선료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어 이번주 안에 결판이 날 전망이다. 용선료 인하에 성공하면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공모사채 8천억원 가운데 절반인 4천억원의 출자전환도 추진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을 통해 부채를 조정할 의지가 있으니, 해외 선주들도 동참하라는 뜻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먼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세 차례의 고비를 넘기면 현대상선 부채비율은 200% 수준으로 낮아져 정부가 조성한 선박펀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오는 10월까지 재편되는 해운동맹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출자전환은 이같은 작업이 끝난 뒤에 이뤄진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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