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김해공항 확장이 최선”…유승민 “어안이 벙벙”

“김해공항이 사실상 신공항” 공약파기 공세 차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대통령 입장표명 필요”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영남권 신공항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외국의 전문기관이 모든 것을 검토한 결과, 김해공항을 신공항급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정부도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경남 밀양도 부산 가덕도도 아닌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난 것에 대해 ‘김해공항이 사실상 신공항’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평통 해외자문위원과의 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힌 뒤 “정부는 김해 신공항 건설이 국민들의 축하 속에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관련 당사자들의 합의와 전문기관의 의견 존중, 정부의 지원이 잘 조화된다면 어떤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발하고 있는 영남권을 향해 ‘자제’를 요청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대선 공약 파기라는 지적에 대해 “약속을 지켰다”고 반박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김해공항 확장은 사실상 신공항”이라며 “어려운 결정이지만 저희들 입장에선 피하지 않았고 약속을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해공항을 ‘신공항급’으로 건설하기 때문에 ‘백지화’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애초 신공항 추진이 ‘김해공항 확장 불가’라는 전제에서 시작한 만큼, 청와대가 ‘공약 파기’ 논란 덮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신공항 추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안이다.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는 또 “평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진행했다면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큰 갈등과 진통을 유발한 정부의 책임이 매우 크며,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도 국회에서 열린 신공항 관련 5개 시·도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김해공항 확장이 계속 불가능하다고 하다가 갑자기 이게 최선의 대안이라고 하니까 어안이 벙벙한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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