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단장 등 4명 조사단 구성
“브랜드 호텔이 홍보업체서 받은 돈 당으로 오지 않았다고 보고받아”
김수민 비례7번 깜짝발탁 의혹에도 박지원 “공천과정 문제없다” 비호
검찰, 김 의원 쪽 유입 돈 규명에 집중
총선 홍보비 불법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소속 의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이 13일 자체 진상조사단을 출범시켰다. 정치권에 전혀 알려져 있지 않던 ‘30살 청년 기업가’ 김수민 의원이 선거 직전 당의 홍보위원장을 맡고 비례대표 후보로 ‘깜짝 발탁’된 과정, 김 의원이 대표로 있던 디자인 회사 ‘브랜드호텔’이 공보물 업체 등과 허위계약서를 작성하고 돈을 받은 것 등 의문에 싸인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국민의당은 일단 선관위 고발 사안인 ‘리베이트 여부’에만 조사 대상을 한정할 뜻을 비쳤다.
■ 돌아온 돈과 국민의당의 연관성은?
국민의당은 13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상돈 의원을 단장으로 하고 법조인 출신인 박주선·김경진·김삼화 의원을 위원으로 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손금주 대변인은 “일단 선관위의 고발 사건에서 리베이트 관련 부분을 보고 이후 조사 범위 확대 부분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리베이트 부분이란 국민의당이 ㅂ선거공보 제작업체와 ㅎ텔레비전 광고업체에 지급한 홍보비 가운데 2억3820만원이 김 의원과 그의 지도교수였던 김아무개 교수 등 국민의당 홍보 티에프(TF)로 되돌아온 경위와 대가성 여부에 대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자금이 일감에 대한 불법 리베이트라고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와 검찰은 당 홍보를 맡은 이 팀이 국민의당 티에프라고 보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당의 공식 조직이 아니라며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이상돈 의원은 이날 총무국장 등 당직자들을 불러 당시 계약관계의 정황에 대해 들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브랜드호텔은 (ㅂ업체 등에서 받은) 그 돈을 국민의당에 주지 않고 갖고 있다고 한다. 티에프를 통해 받은 (6000만원어치) 체크카드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홍보 티에프에 돌아온 돈이 다시 당으로 오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김아무개 교수를 만나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확보한 계좌 내역 등과 참고인들의 진술을 통해 김 의원 쪽으로 유입된 2억3820만원의 실제 성격을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도 업체 관계자 등 2~3명을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과 관련된 인사 몇명을 출국금지했고 이 중에는 피고발인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선관위로부터 고발당한 인사는 김 의원과 박선숙 의원, 왕주현 국민의당 사무부총장 그리고 당과 계약을 맺은 업체 두 곳의 대표 등 5명이다.
■ 국민의당, ‘깜깜이 공천’에 “관례” 주장
리베이트 의혹을 받는 돈의 ‘동선’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공천 대가성과 연관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세간의 관심은 김수민 의원이 어떻게 단번에 비례대표 7번 후보로 선정됐는지에 쏠려 있다. 김 의원은 청주대 등이 속한 청석학원 공동설립자의 증손녀다. 김 의원의 부친도 14대 국회에서 신한국당 소속 비례대표를 지냈다.
김 의원은 지난 3월3일 숙명여대 창업보육센터에 있는 브랜드호텔을 방문한 안철수 공동대표를 만난 이후 당 홍보위원장에 임명됐다. 국민의당은 경쟁 입찰 공고 없이 브랜드호텔에 일감을 맡겼고 3월22일 안 대표가 직접 김 의원을 소개하며 “앞으로도 홍보물과 로고송 등 선거 홍보 전반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튿날 발표된 비례대표 후보 명단 7번에 이름을 올렸다.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아예 거치지 않고 지도부의 판단에 따르는 ‘전략공천’ 형태였다는 게 국민의당의 설명이다. 비례대표 후보 발표 당일 김 의원의 화려한 ‘집안 배경’을 들은 당직자가 천근아 당시 비례대표추천위원장에게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대로 김 의원은 7번에 선정됐다. 이에 대해 천근아 비례대표후보추천위 위원장은 "최고위와 두 대표가 최종 승인한 상태에서 기자회견 한 시간 전에 저에게 종용하는 태도가 상식적이기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깜깜이 공천’에 대해 국민의당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가 없으니, 당연히 진상을 파악할 의지도 없어 보인다. 이날 오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청년, 여성, 전문가에 대해서는 (공천을) 신청하지 않더라도 당에서 발탁해 공천하는 경우가 있었고 김수민 의원도 그런 케이스라고 한다”며 “발탁 공천과, 공천 심사를 하지 않은 것, 7번에 배정된 것은 크게 주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헌·당규를 볼 때 비례대표추천위에서 결정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당헌·당규가 그렇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모든 당에서 지도부가 바로 결정해서 발표하는 관례가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오히려 김수민 의원에 ‘미안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의 일은 당의 일대로 해주고, 막판에 비례대표 명단을 빛내려고 당선 가능성이 낮은 순번을 받아달라고 한 것이다. 이 험하고 궂은 일을 했는데 고역을 치르게 한 것에 대해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송경화 이세영 기자 freehwa@hani.co.kr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천정배 공동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들으며 무거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