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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6.24 20:52 수정 : 2016.06.28 11:0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볼펜을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왕주현 부총장 구속영장 청구로
“당 지시” 김수민 주장에 힘실려
천정배 공동대표 “심려 끼쳐 죄송”
혐의 입증 따라 당 치명상 입을수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볼펜을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왕주현 사무부총장에 대해 24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며, 국민의당이 일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당과 김수민 의원 사이의 진실공방이 격화되는 조짐인데다, 27일 소환을 앞두고 있는 박선숙 전 사무총장의 혐의 입증 정도에 따라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당 전체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초 국민의당은 자체 조사를 벌여 ‘당으로 흘러들어온 돈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검찰이 당 관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리라고까진 예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이날 검찰이 왕 부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피고발인들이 그간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왔고 앞으로도 협조적으로 수사를 받을 예정인데도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국민의당이 염려스러워하는 대목은, 김수민 의원이 전날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대표를 지낸 브랜드호텔이 공보물제작업체·광고대행업체 등과 허위로 계약서 등을 쓴 데 대해 “왕 부총장 등 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진술한 점이다.

브랜드호텔은 국민의당 홍보기획 업무를 진행했지만, 당이 아닌 ㅂ공보물제작업체로부터 1억1천만원, ㅅ텔레비전광고대행업체로부터 6820만원을 받았다.

국민의당은 이에 대해 “업체끼리의 계약이라서 리베이트와 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왕 부총장은 지난 16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브랜드호텔로 돈이 들어간 것이 사실인데 당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업무용역 계약을 한 두 회사 사이에서 금전거래가 있었을 수 있다. 제가 모르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브랜드호텔은 특히 ㅅ업체와는 업무와 상관없는 허위 계약서도 썼다. 브랜드호텔과 ㅅ업체는 계약서를 쓰지 않고 선거 홍보 업무를 진행했다가 선관위 조사가 시작된 4월18일에야 ‘맥주 홍보 기획’을 하는 것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당은 이에 대해 “실무진의 미숙함”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김 의원 쪽 관계자는 23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친분 관계가 있어 계약서 없이 일을 했었는데 선관위 조사가 시작된 뒤 왕 사무부총장 등 당직자들의 지시가 있어 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김 의원과 국민의당 쪽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검찰이 왕 부총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왕 부총장 등의 지시에 따라 허위 계약서가 작성됐다는 김 의원의 주장이 설득력 있다고 받아들여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왕 부총장이 적극적으로 리베이트를 주도하고 브랜드호텔 쪽에 이를 지급하게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아 선거 실무를 지휘한 박선숙 의원이 왕 부총장과 함께 이를 사전 논의·지시했느냐다. 검찰은 박 의원의 연루 가능성을 집중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천정배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 검찰 조사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당은 검찰 수사에 성실히 응하는 등 진실을 밝히는 데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천 대표는 또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나는 진실을 바탕으로 우리 당 관계자에게 잘못이 있다면 단호하게 책임을 묻고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당 대표의 유감표명은 이번이 세번째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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