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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04 23:54 수정 : 2016.07.04 23:54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화면 오른쪽)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을 통해 임종룡 금융위원장(화면 왼쪽)에게 지난해 10월22일 청와대 서별관회의 관련 문건에 대해 따져묻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야 ‘청 비밀회의 분식회계 대응’ 비판
“낙하산 방만경영에 정치적 배후”
 
김종인 “대우조선은 한국판 엔론”
3야, 부실 구조조정 국조 촉구

“(화면에 문건을 보여주며) 10월22일, 경제현안회의,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 목차. 보셔도 기억이 안 나세요?”(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형식 자체는 동일하게 만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임종룡 금융위원장)

“그렇게 답변하시면 대단히 불성실한 것입니다.”(홍 의원)

“갑자기 안건(문건) 가져와서 맞냐고 하시면 제가 보지도 않은 자료로 어떻게 확인합니까?”(임 위원장)

4일 열린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경제분야)에서 청와대 ‘서별관회의’(비공개 거시경제정책협의체)를 두고 난타전이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10월22일 서별관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분식회계 문제가 이미 논의됐음에도 대응을 미루고 일주일 뒤 4조2000억원 규모의 지원방안이 발표됐다는 보도([단독] 청와대·정부, 대우조선 분식 알고도 쉬쉬)와 관련해 야당 의원들은 맹공을 퍼부었다. 그러나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 보도의 근거가 됐던 서별관회의 문건에 대해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자료”라며 방어에 급급했다.

서별관회의에 제출됐던 이 문건을 확보한 홍익표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 나서 서별관회의의 밀폐주의와 책임 회피의 문제점을 집중 질의했다. 홍 의원이 ‘경제현안회의’, ‘회의 뒤 회수 예정’이란 문구와 함께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이라고 적힌 문건 표지 등을 화면에 띄우며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추궁하자 임 위원장은 “서별관회의는 비공식, 비공개회의로 안건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다”며 “저 자료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거짓말일 경우 책임질 수 있냐”는 홍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임 위원장은 문건 자체는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문건 속 내용에 대해서는 논의된 것이 맞다고 인정하며 그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문건에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법정관리와 자율협약, 국책은행 주도의 정상화 3가지 방안이 담겨 있었지만 “국책금융기관 주도 정상화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상의 결론이 담겨 있었고, 일주일 뒤 산업은행은 이런 내용의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홍 의원이 “어떻게 서별관회의에서 논의한 대로 다 (실행이) 되냐”고 묻자 임 위원장은 “왜냐면 그 전에 채권단과 기관 간에 이해상충 문제 등을 제가 조정을 했고, 그것이 서별관회의에 올라가서 나머지 기관장들에게 그런 방향이 맞겠다(고 동의됐기 때문)”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서별관회의에서) 다 결정을 해놓고 산업은행장과 수출입은행장에게 통보한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미 분식회계에 대해 인지하고도 일주일 뒤 지원방안을 확정한 데 대해서는 “분식의 의혹이 있는 그 수치를 기준으로 정상화 계획을 만든 것 아니냐고 하지만, 공시된 회계자료를 기초로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홍 의원은 “금융기관에 분식 우려가 있으면 자금 지원 전에 분식 실체를 파악하고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순서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더민주 의원은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게 “공공기록물 관련 법을 보면 차관급 이상이 참여하는 회의에는 반드시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필요하다면 회의록을 (향후) 작성하도록 하겠다”며 “불법 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의 민병두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의 방만한 경영에는 정치적 배후가 있다. 수없는 낙하산이 온 것도 정치적 배경에 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미국의 엔론 사태와 유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엔론 사태 역시 분식회계의 결과였고, 엔론 경영자는 형사상 엄청난 중죄로 처벌을 받았으며 회계법인도 처분됐고 자문을 담당했던 회사는 회사 자체가 해체됐다”며 “산업은행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이날 일제히 논평을 내어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병두 의원을 비롯한 야권 의원 121명은 지난 1일 조선·해운산업 부실화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발의했다.

송경화 엄지원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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