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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16 17:30 수정 : 2016.08.30 08:46

서별관회의 올 순이익 2802억원 전망과 크게 달라
회계법인, 반기보고서에 분식회계 혐의로 ‘한정’ 의견

대우조선해양이 올 상반기(1~6월) 영업손실 4499억원, 당기순손실 1조1895억원을 냈다고 16일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청와대 서별관회의(비공개 거시경제협의회)에서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4조2천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전망한 실적과는 크게 엇나간 결과다. 서별관회의 문건(<한겨레> 7월4일치 1면)을 보면, 대우조선은 ‘정상(Normal)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4653억원, 당기순이익 2802억원을 예상했다.

대우조선은 이날 2분기 영업손실 4236억원, 당기순손실 1조2209억원을 냈다고 밝혔다. 1분기 영업손실 263억원에 이어 적자 규모가 16배로 불어났고, 당기순손익은 314억원 이익에서 1조원대 대규모 손실로 돌아섰다. 올초 대우조선 정성립 사장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이를 달성하긴커녕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한 셈이다.

대우조선은 “회계법인의 보수적인 감사에 따라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일부 해양프로젝트에서 선주와 합의된 인센티브 프로그램 등을 인정하지 않았고, 선주 쪽 요구로 공사가 연장된 부분에서도 지체보상금 발생 사유로 손실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대우조선 쪽은 삼일회계법인에서 이연법인세 자산을 인정해 주지 않아 당기순손실이 8500억원가량 확대된 만큼, 나중에 손실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연법인세 자산이란 기업회계로 계산한 법인세가 세무회계상 법인세보다 작을 때 향후 세무당국에 납부할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으므로 자산으로 잡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실제 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자산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삼일회계법인은 대우조선이 앞으로 이익을 낼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실적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서별관회의’ 문건에 제시된 올해 실적 전망치와 크게 차이를 보인 것이어서 23일 열릴 예정인 국회 청문회에서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서별관회의는 올해 대우조선이 영업이익 4653억원, 당기순이익 2802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정상 시나리오’에 기반해 지원을 결정했다.

올 하반기에도 대우조선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태다.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1조원 규모의 드릴십(이동식 시추선) 2척의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현 경영진이 지난해 1200억원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일회계법인은 반기보고서 검토 의견으로 ‘한정’을 제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미청구 공사 등 주요 계정의 기초잔액에 대한 적정성 판단을 위해 분·반기재무제표 검토준칙에서 정하는 절차를 검토보고서일 현재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고 이유를 제시했다. 현 경영진의 분식회계 혐의로 지난해 재무제표가 달라질 수 있어 제대로 실적 검토를 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우조선 주식은 지난 7월14일 전 경영진의 대규모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오는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매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채현주 한국거래소 공시부장은 “회계법인이 충분히 감사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거래 중지 상태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약속한 정상화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대우조선을 정상화시키려는 이유는 파산했을 때 사회적 충격과 조선업에 미치는 영향, 정상화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것이어서 채권단과 최선을 다해 추진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지원 결정액 4조2천억원 가운데 3조2천억원이 쓰였고 연말까지 1조원이 추가 집행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청문회에서 정부 당국자와 채권단, 대우조선의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책임 추궁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훈 김효진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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