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05 15:01
수정 : 2016.09.05 15:25
더민주 박용진, 대우조선해양 회계법인 계약 현황 분석
관행 깨며 최저가보다 높게 계약하고 해마다 보수 올려
“대우조선해양, 회계법인 길들이기 나선 것” 의혹 제기
대우조선해양이 회계 법인에게 감사 대가로 지급한 보수가 매년 과도하게 올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정무위)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입수한 ‘최근 10년간 대우조선의 회계법인 계약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해양이 회계법인에 지급한 보수가 2006년 연간 2억9000여만원에서 지난해에는 8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간 동안 대우조선해양이 회계법인에 지불한 돈은 모두 68억여원에 달한다.
박 의원의 설명을 들어보면, 수조원대 분식회계가 저질러진 2013년 이후 딜로이트안진과 맺은 감사 보수가 4억7000만원에서 2014년에는 5억4600만원으로 늘었고, 2015년에는 8억2000만원까지 증가했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으로 종속기업 연결 감사 업무가 늘어나고,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 감리를 받아 감사인원 투입이 늘어나 비용이 증가했다는 게 산업은행의 설명이지만 박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이 보수를 올려주는 방식으로 회계법인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지점”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조선해양이 회계법인이 제시한 금액보다 오히려 많은 금액으로 계약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감사인을 선정할 때 최저가 입찰이 관행임에도 최저가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한 회계법인을 외부 감사로 지정한 것이다. 2007년 삼정이 감사 보수로 2억8000만원을 제안했으나 대우조선은 그보다 많은 2억9000만원에 계약을 맺었는데, 당시 다른 회계법인은 보수로 1억5000만~2억6000만원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대우조선이 2006년 이후 회계법인들에 지급한 수십억원대의 보수는 부실감사 및 분식회계와 연관됐을 개연성이 크다”며 “대우조선 부실에 회계법인 책임도 분명히 있는 만큼 청문회에서 본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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