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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22 16:36 수정 : 2016.07.23 01:24

기흥CC 운영 지분 회사 등 감안하면
394억원 재산 신고액보다 훨씬 많아
비상장주식 액면가 신고하는 제도 탓
실제와 차이 커 제도 수정 필요성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직자 재산 신고 내역보다 수백억원의 재산을 더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하는 원칙을 따른 결과지만, 실제 보유 재산과 신고 재산의 차이가 너무 커서 제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 수석은 올해 3월 재산 총액을 394억원으로 신고했다. 우 수석 본인 재산은 43억8000만원, 자녀들 재산은 8000만원이었고, 나머지 349억원은 부인인 이아무개(48)씨 소유였다. 대부분 2008년 우 수석 장인이 사망하면서 남긴 유산을 물려받은 것이다.

전체 재산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부인 이씨의 재산 가운데, 3억100만원으로 신고한 유가증권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 수석 부인은 에스디엔제이홀딩스 주식 2200주를 액면가 5000원으로 계산해 총 1100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실제 가치는 수백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 수석 처가는 경기 화성에 있는 골프장인 기흥컨트리클럽을 운영하는 삼남개발의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은 2008년부터 우 수석의 장모와 부인, 처제 등 5명이 에스디엔제이홀딩스를 설립해 각각 20%씩(1인당 2200주씩) 갖고 있다. 우 수석 부인이 기흥컨트리클럽의 지분을 10% 보유한 셈이다. 기흥컨트리클럽이 보유한 토지의 공시지가가 1722억원에 달하므로, 결국 우 수석 부인이 최소 170억원의 재산을 보유한 게 된다. 실거래가가 공시지가보다 1.5~2배 정도 높은 것을 감안하면 액수는 300억원 정도로 늘어날 수 있다.

우 수석 쪽의 재산 신고가 공직자윤리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비상장 주식의 경우 가치를 환산하기 어려워 액면가로 신고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공직자 재산을 최대한 투명하게 드러낸다는 제도의 취지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외에도 우 수석은 가족회사인 ‘정강’의 전체 주식 5000주를 부인·자녀들과 함께 나눠 보유하고 있는데, 역시 비상장 주식이라 액면가 1만원씩 총 5000만원으로 재산 신고를 했다. 그러나 정강의 자산가치는 81억2000만원으로 신고가보다 훨씬 높았다. 이 자산 가운데 75억원을 우 수석 부인이 빌려준 것이어서, 이를 제외할 경우 신고 재산과의 실제 재산의 차이는 약 5억원에 이른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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