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부동산 거래 관여 안했다’
강조하려다 앞뒤 안맞는 해명
수사 의식해 특혜논란 차단 노린듯
넥슨이 사들인 처가 소유의 부동산에 대해 ‘깨끗한 땅이라서 살 사람이 많았다’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해명도 또 거짓말이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당시 매도의향서와 매매계약서를 보면, 우 수석 처가 소유의 부동산에는 제3자 소유의 땅이 끼어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매계약서에도 확약사항으로 기재돼 있었다. ‘끼인 땅’의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자칫 거래가 깨질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계약서를 보면 해당 부동산이 결코 ‘깨끗한 땅’이 아니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 수석은 마치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지난 20일 “그 땅은 강남역 바로 옆에 있다. 복잡하게 뭐(소송) 안 걸리고, 심플하게 살 수 있는 땅”이라고 해명했다.
검찰 안팎에선 우 수석이 넥슨과 처가의 부동산 거래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강조하려다 이처럼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사안을 극구 부인하는 것은 검찰 수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이었던 우 수석이 거래에 개입했음을 인정할 경우 불거질 ‘특혜성 거래’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 수석은 지난 18일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처가와 넥슨의 부동산 거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해명했으나, 20일 “계약 현장에 가서 주로 장모님을 위로해드렸다”고 말을 바꾼 바 있다. 당시 계약에 참여했던 인사들에 따르면 우 수석이 계약서를 검토한 뒤에야 최종 날인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우 수석의 처가가 매매계약 체결 1년 전에 넥슨에 매도의향서를 보내, ‘제3자 소유의 땅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계약금만 받고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말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그 배경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 요구에 따르면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넥슨은 사옥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발생한 비용을 고스란히 포기해야 한다. 최종 매매계약서에는 계약금 말고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들어갔으나, 애초 이례적인 조항 요구는 우 수석의 영향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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