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9.01 16:41
수정 : 2016.09.01 21:13
2014년 효성 형제의 난 때 세 명 동시 활동
박 대표, 김 전 총장 청문회 컨설팅
당시 청문회 준비팀장이었던 우 수석과 인연 맺어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에 연루돼 검찰에 구속된 박수환(58)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김준규 전 검찰총장의 ‘수상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1일 박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변호사 자격이 없는 박 대표가 홍보 대행을 빌미로 법률 자문 등을 한 혐의다. 검찰은 전날 이와 관련해 4~5개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2013~2014년 효성그룹 일가에서 벌어진 송사의 근거지가 된 동륭실업이 포함돼 있다. 효성가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지난 3월까지 대표를 맡은 회사다.
우병우-김준규-박수환의 인연은 2014년 ‘효성가 형제의 난’ 때 두드러진다. 경영에서 배제된 조현문씨가 부친 조석래 회장과 친형 조현준 사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하면서 ‘반기’를 든 사건이다. 당시 변호사였던 우 수석과 김 전 총장은 조현문씨 쪽 법률 자문을 맡았고, 박 대표는 동륭실업의 홍보 대행을 맡았다. 박 대표가 큰 틀에서 판을 짜고, 친분이 있는 김 전 총장과 우 수석을 합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관계 마당발인 박 대표가 검찰 최고위 전관인 우 수석과 김 전 총장과 팀을 짜 함께 움직였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특히 우 수석은 2013년 검찰의 효성 비자금 사건 때도 조현문씨 변론을 맡아 불기소 처분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당시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은 기소됐다. 김 전 총장과 박 대표는 오래 전부터 같은 교회를 다니며 친분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 수석은 김 전 총장을 통해 박 대표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2009년 김준규 전 총장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때도 청문회 리허설 등 컨설팅을 맡았다. 당시 박 대표가 무료로 컨설팅을 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김준규 전 총장은 최근 <한겨레>에 “오래된 일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없다. 노코멘트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김 전 총장 인사청문회 때 우 수석은 청문회 준비팀장을 맡았고, 이후 김 전 총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수사기획관으로 승승장구했다. 박 대표는 이들 외에도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과 정기 모임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유성씨는 이날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관련 재판에 출석해서 기자들한테 “(박 대표 등과의 정기모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모임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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