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한진샤먼호, 결국 경매로 넘어가나

창원지법, 한진해운의 ‘임의경매개시결정 이의신청’ 기각

창원지법 민사22단독(재판장 유희선)은 지난 17일 ㈜한진해운 소속 컨테이너선 한진샤먼호의 경매를 막기 위해 한진해운 관리인이 제기한 ‘한진샤먼호 임의경매개시결정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상급심 재판부의 판단을 구할 기회가 아직 남아있으나, 경매개시결정이 취소되기 전까지 한진샤먼호는 운항할 수 없다.

앞서 선박용 유류 공급업체 월드 퓨얼 서비시즈는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파나마 국적 컨테이너선인 한진샤먼호에 14억2800만원어치 기름을 공급하고 돈을 받지 못하자, 이 배를 경매에 넘겨 채권을 확보하려고 지난 6일 창원지법에서 임의경매개시결정을 받았다.

경매를 막기 위해 한진해운 관리인이 제기한 이의신청에서 쟁점은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와 한진샤먼호 소유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 등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먼저 연료비채권을 이용한 선박우선특권 행사를 우리 상법은 허용하지 않지만 파나마 상선법은 허용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가 중요 쟁점이 됐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진샤먼호의 국적은 파나마이며, 우리 국제사법은 ‘선박우선특권 사항은 선적국법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어, 파나마 상선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선박우선특권을 행사하더라도 소유자가 한진해운이면 한진 쪽 회생절차 안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소유권에 관한 쟁점도 관심을 끌었다. 이에 재판부는 “한진해운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한진샤먼호를 건조하면서 금융기관 요구에 따라 파나마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한진샤먼호를 그 특수목적법인 소유로 등록했기 때문에, 한진샤먼호를 한진해운 재산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한진샤먼호는 앞서 지난 7일 오전 10시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부산신항 3부두에 입항했다. 하지만 하루 전날인 지난 6일 월드 퓨얼 서비시즈는 선박 임의경매개시결정을 받아, 한진샤먼호 입항 즉시 이 배를 가압류했다. 한진샤먼호는 현재 진해 앞바다 외항에 대기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