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6.06 22:14
수정 : 2017.06.0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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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이 진행된 6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의장 등 4부 요인들이 대통령 주변에 자리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2년 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부상을 입은 김정원(앞줄 왼쪽부터)·하재헌 중사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이 대통령 곁을 지켰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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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추념사서 애국 개념 넓히며 ‘국민통합’ 의지
“애국을 통치수단으로 삼던 이념의 정치 청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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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회 현충일 추념식이 진행된 6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회의장 등 4부 요인들이 대통령 주변에 자리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에는 2년 전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로 부상을 입은 김정원(앞줄 왼쪽부터)·하재헌 중사를 비롯한 국가유공자들이 대통령 곁을 지켰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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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의 역사를 통치에 이용한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며 애국·정의·원칙·정직이 보상받는 정정당당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애국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모든 것이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분 한분이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독립운동가, 한국전쟁 및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희생과 헌신을 언급한 뒤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은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음을 여러분과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며 파독광부, 파독간호사, 청계천변 다락방 여성노동자들의 희생도 “애국”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의 품속에 있던 태극기가 고지쟁탈전이 벌어지던 수많은 능선 위에서 펄럭였고, 파독광부·간호사를 환송하던 태극기가 5·18과 6월 항쟁의 민주주의 현장을 지켰다. 서해 바다를 지킨 용사들과 그 유가족의 마음에 새겨졌다. 애국하는 방법은 달랐지만, 그 모두가 애국자였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제도상의 화해를 넘어 마음으로 화해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들의 헌신은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 없고, 나누어지지도 않는 그 자체로 온전히 대한민국”이라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공헌하신 분들께서, 바로 그 애국으로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데 앞장서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호국과 안보를 명분으로 애국심을 쥐어짜며 이념 갈등, 세대 갈등을 부추겨온 보수정권과 달리 애국·보훈의 개념을 확장하고 이들 모두가 제대로 기려지고 평가받는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 한국전쟁 및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고통과 희생에 대한 합당한 보답과 예우를 약속하며 “국가유공자와 보훈 대상자, 그 가족이 자존감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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